산업연구원 “지역 고용정책, 기업 아닌 취업준비생에 초점 맞춰야”

by김형욱 기자
2023.03.03 10:30:07

'MZ세대 수도권 이동자의 직업 가치관 변화와 특성' 보고서
"양질 일자리 늘리는 정책만으론 한계…맞춤형 정책 펼쳐야"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현재 지역기업 지원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지역 고용정책을 취업준비생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MZ세대(1980~2010년생)의 보편적 직업 가치관을 고려했을 때 청년을 지역으로 유인하려면 좋은 지역 일자리를 만드는 것만으론 부족한 만큼 지역 청년 고용정책을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해보자는 것이다.

김현우 산업연구원 국가균형발전연구센터 지역정책실 전문연구원은 최근 ‘MZ세대 수도권 이동자의 직업 가치관 변화와 특성’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제언했다.

(표=산업연구원)
보고서는 2008~2019년 12년에 걸쳐 10만4511명을 대상으로 지역 이동과 직업 가치 선호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 이동 청년층은 시기와 무관하게 금전적 보상과 적성·흥미, 개인 발전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높게 본 반면, 일자리 안정성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특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MZ세대, 특히 1997년 이후 출생한 Z세대는 통념상 이전보다 금전 보상이나 개인 발전 가능성을 덜 고려한다는 분석이 있는데, 이번 분석 결과 여전히 많은 청년이 직장 선택 과정에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과 함께 본인의 성장 가능성을 주요하게 보고 있으며 이를 위해 수도권 이동을 택한다는 게 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MZ세대의 직업 가치관 특징 분석을 토대로 청년이 수도권이 아닌 지역을 선택하게 하려면, 지역 고용정책의 초점이 지역 기업이 아닌 취업준비생에 맞춰져야 한다고 봤다. 청년을 지역에 살게 하려면 그 지역에 좋은 일자리와 함께 대대적 생활편의시설 확충이 필요하지만, 여기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만큼 일단 고용 정책의 초점부터 바꿔 MZ세대 맞춤형 정책이 나오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사업주에 대한 고용장려금 지원 방식의 현 청년고용정책을 청년 수요 중심으로 바꾼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보고서는 “단순히 양질의 (지역)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만으로 청년고용률을 높이고 청년층 지방 엑소더스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며 “다양한 가치관과 특성을 갖춘 청년층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과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무엇보다 청년층 인력이 최우선이라는 국정 철학과 정책 목표 아래 우수 지역인재가 지역 애착심을 더 키울 수 있도록 중·고교 장학금 지급 등 적극적인 행정 지원이 뒤따라줘야 지역인구 감소를 줄이고 지역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