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남과 ‘불륜’ 저지른 20대女…태어난 아들까지 살해했다
by권혜미 기자
2024.10.13 16:33:37
20대 여성 A씨, 항소심서 ‘징역 9년’
생후 100일 된 아들 살해·유기
‘불륜’ 유부남 사이에서 낳은 아들,
생활고 시달리다 결국 살해해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유부남과의 불륜 관계에서 태어난 생후 100일 아들을 죽인 20대 여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뉴스1에 따르면 최근 제주지법은 살인과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 대해 징역 9년을 선고 했다. 앞선 1심은 징역 7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20년 12월 23일 새벽 제주 서귀포시의 자택에서 생후 3개월이 갓 지난 아들 B군에게 분유를 먹이고 전신을 담요로 덮어 호흡 곤란 상태로 만든 뒤 질식으로 숨지게 했다.
A씨는 숨진 B군을 포대기로 싸 비닐 지퍼 가방에 넣었고 인근 포구 테트라포드로 이동해 유기했다.
A씨의 범행은 2년 5개월 뒤에야 드러났다. 제주 서귀포시가 2023년 5월 ‘필수영유아 예방접종 현황’을 모니터링하던 중 2살 아이가 2년간 검진을 받지 않은 사실이 확인된 것.
서귀포시는 친모인 A씨에게 연락해 사정을 물었다. A씨는 “대구에 있는 친부가 아들을 보호하고 있다. 6월 정도에 친부가 아들을 데리고 제주에 오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귀포시는 지속해서 B군의 소재를 파악할 수 없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A씨를 추궁한 끝에 자백을 받아냈다.
그렇다면 A씨는 왜 자신의 아이를 죽인 것일까. A씨는 2020년 9월 10일 B군을 출산했다. 하지만 B군은 미혼이었던 A씨와 유부남 C씨와의 부적절한 관계에서 낳게 된 아들이었다.
이 사실을 가족과 이미 헤어진 C씨에게도 밝히지 않은 A씨는 아이돌보미를 고용해 B군을 돌보게 했다.
그러던 중 A씨는 2020년 12월 19일 지인들과 부산으로 갔고, 3일 후인 22일 아이돌보미가 “일을 그만두겠다”고 하자 같은 날 오후 10시에 집으로 급하게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A씨는 기존에 고용했던 아이돌보미 2명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못해 고소를 당한 데다 집세를 내지 못해 거주지를 나가야 하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비관해 집으로 돌아온 지 하루도 안 돼 23일 B군을 살해했다.
A씨는 숨진 B군을 도내 한 해안가에 유기했다고 진술했지만, 해당 장소는 이미 매립된 상태여서 B군의 시신은 찾지 못했다.
더불어 A씨는 이 범행을 저지르기 전까지 연인관계 등으로 친분이 있는 다수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빼내 불법으로 은행계좌를 개설하고 카드사로부터 대출을 받는 등 총 3억200여 만원 상당을 편취한 사실도 드러났다.
A씨는 살인과 사체유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최근 항소심에서 1심 징역 7년보다 무거운 징역 9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