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생색용 사회공헌' 비판, 이복현…"과점체제 깰 방안 내라"
by서대웅 기자
2023.02.15 09:33:59
이복현, 임원회의서 각 임원에 방안 마련 지시
생색용 사회공헌·돈잔치...과점체계 때문 판단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금융감독원이 은행의 현 과점 체계를 깨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금리 상승으로 역대급 실적을 냈음에도 ‘생색용 사회공헌’, ‘돈 잔치’ 등의 행태를 보이자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복현(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은행권의 과점체계를 깰 수 있는 방안을 내라고 각 부원장 보에게 지시했다.
이 원장은 일부 은행들의 생색용 사회공헌을 비판하며 이 같은 지시를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은행들은 최근 저신용자 대상 대출금리 인하 대책을 발표했지만, 상각 채권에 대한 이자만 조금 내리면서 취약차주 전체 이자를 인하한 것처럼 홍보하고 있는 행태를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과거 은행들이 증권사의 지급결제 시장 진출을 반대한 점을 예로 든 것으로 전해졌다. 지급결제 인프라는 정부가 구축했는데 은행의 향유물인 것처럼 밥그릇을 지키려고만 했다는 것이다. 생색용 사회공헌, 돈잔치 등 행태가 반복되고 있는 게 과점체계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지적을 이 원장이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한 임원은 “과거처럼 은행 팔을 비틀어 사회공헌을 유도하는 건 옳지 않다는 지시를 이 원장이 했다”며 “하지만 지금처럼 생색용은 옳지 않고, 실질적으로 취약차주에게 도움이 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햇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임원은 “핵심은 은행권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라는 문제의식”이라며 “다양한 방안을 놓고 심도 있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임원들은 이 원장 지시에 따른 방안에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지만,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업무 범위 확대, 신규 인터넷은행 진입, 핀테크 금융플랫폼 활성화, 기업여신 취급비중 확대 등의 안이 우선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