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살상용 화학무기' 백린탄 또 쐈다" 주장

by황효원 기자
2022.03.23 09:54:34

동부 크라마토르스크서 목격…진위 여부 확인 중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러시아가 무차별적인 살상 무기로 악용될 수 있다는 백린탄을 사용했다는 우크라이나 측의 주장이 다시 나왔다.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의 한 아파트 단지가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차량이 불탄 채 각종 잔해가 널려 있다. (사진=AP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영국 더 타임스에 따르면 올렉시 빌로시츠키 우크라이나 키이우 경찰청 차장은 페이스북에 영상을 게재하며 “크라마토르스크에서 또 다른 백린탄이 사용됐다”고 밝혔다. 크라마토르스크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중심 도시로 우크라이나 합동군사령부 본부가 있는 곳이다.

더 타임스는 빌로시츠키 차장이 주장한 내용의 진위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루츠크와 동부 루한스크주 포파스나 등 2곳에 백린탄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백린은 공기 중에 노출되면 밝게 타오르고 많은 양의 연기가 발생하는 물질로, 야간에 특정 지역을 밝혀 목표물을 표시하는 조명탄이나 주간에 적의 화력으로부터 아군을 보호하기 위한 연막탄에 사용된다. 백린은 매우 높은 온도에서 연소하기 때문에 건물을 태우거나 민간인에게 끔찍한 상처를 입히는 소이탄에도 사용된다.

특히 백린 파편이 인체에 닿으면 불길이 좀처럼 꺼지지 않고 타들어 가면서 극심한 고통을 일으키고 연기를 흡입하는 것만으로도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제네바 협약에 따라 실상용으로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는 “소이 무기는 현대 전쟁에서 사용되는 가장 잔인한 무기 가운데 하나”라며 “가연성 물질의 화학반응으로 열과 화재를 발생시키는 이러한 무기는 가옥과 민간 건물을 파괴하고 사람들에게 즉각적일 뿐만 아니라 평생을 따라다닐 고통을 가한다”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