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배트맨'·'모비우스' 러시아서 못본다…문화 제재 확산
by박미애 기자
2022.03.02 09:51:36
[이데일리 박미애 기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문화 제재가 확산하고 있다. 할리우드의 대형 영화사들이 러시아에서 신작 영화 개봉을 하지 않기로 한 것.
워너브러더스는 지난 달 28일(현지시간) ‘더 배트맨’의 개봉을 전격 중단했다. 워너브러더스는 “우리는 이번 비극에 대한 신속하고 평화로운 해결을 바란다”며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
‘더 배트맨’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나이트’ 시리즈 이후 10년 만에 나오는 배트맨 솔로 영화다. 영웅과 악당의 경계가 모호한 배트맨 2년차의 모습을 담았다. ‘혹성탈출’ 시리즈의 맷 리비스 감독의 연출과 ‘트와일라잇’ ‘테넷’ 등으로 잘 알려진 로버트 패틴슨의 주연으로 일찌감치 관심을 모았던 영화다.
‘더 배트맨’은 2억 달러 가량의 제작비를 들인 블록버스터 영화다. 러시아가 영화 흥행의 성패를 좌우하는 지역은 아니지만, 영향력 있는 시장으로 간주한다. 지난해 글로벌 흥행 1위를 차지한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은 러시아에서 4400만 달러(한화 약 530억)의 수익을 올렸다. ‘베놈:렛 데어 비 카니지’의 경우 러시아에서 3200만 달러(한화 약 385억원)로 북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수익을 올렸다.
소니픽처스와 디즈니도 동참했다. 소니픽처스는 “우크라이나의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을 고려해 ‘모비우스’ 개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디즈니도 “픽사의 ‘터닝레드’를 비롯해 예정된 영화 개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현지에서는 ‘언차티드’처럼 이미 개봉한 영화도 상영을 중단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세계 3대 영화제 중 한곳인 칸국제영화제는 오는 5월 열리는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 러시아 대표단을 초청하지 않을 것이라고 알렸다.
음악계도 동참했다. 세계적 록밴드 그린데이는 오는 5월로 계획했던 모스크바 스파르타크스타디움 공연을 취소했으며, 록밴드 AJR도 10월 모스크바 공연을 취소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을 ‘범죄 행위’라고 비판하는 등 러시아에 대한 문화 제재 및 국제 사회 비판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