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종오 기자
2015.08.27 09:24:21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건설사들의 땅 확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울산 아파트 용지 매각에 신청 예약금이 16조원 넘게 몰리고, 경쟁률도 800대 1을 웃돌며 올해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27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전날 울산 송정지구 공동주택 용지 7개 필지 매각을 위한 입찰 마감 결과, 총 5300여 개 업체가 몰려 신청 예약금(계약금의 5%)만 약 16조원을 기록했다.
송정지구는 143만 8000㎡, 7000여 가구 규모로 울산 북구 송정동 일대에 조성하는 택지개발지구다. 이번에 매물로 나온 B1~8블록 아파트 용지는 모두 29만 729㎡로, 아파트 4500여 가구를 지을 수 있다.
당첨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것은 B8블록이다. 땅값이 이번 공급 토지 중 세 번째로 비싼 658억원이었지만, 무려 825개 업체가 입찰했다. 825대 1의 경쟁률은 직전 최고 기록이었던 경기 시흥 은계지구 B5블록(613대 1)을 뛰어넘은 올해 최고치다.
이번 흥행은 입지와 희소성, 느슨한 규제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송정지구는 국도 7호선(산업로)과 동해남부선이 가깝고, 현대차 울산 공장과 연결된 오토밸리로가 인접했다. 정부가 택지개발촉진법을 폐지하고 신도시 조성을 중단해 알짜 택지의 가치도 부쩍 높아진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정부의 시행령 개정에 따라 앞으로 나올 공동주택 용지 전매가 2년간 금지되는 것과 달리, 이곳은 개정안 시행 전에 매각 공고를 한 까닭에 규제를 피해 가면서 건설사들이 몰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