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수 25조원 펑크난다

by문영재 기자
2013.07.14 17:24:13

상반기만 10조원 덜 걷힐듯
국세청 '세원 확보' 비상..사후검증 총력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세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올 상반기(1∼6월)에 약 10조원, 연말까지 25조원 안팎의 세금이 덜 걷힐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기획재정부와 국세청 등에 따르면 올 1~5월 세수실적은 82조12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1조1345억원보다 9조83억원 덜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 5월 말 현재 세수 목표대비 진도율도 40%에 겨우 턱걸이했다.

◇ 세수진도율, 40% 턱걸이..기재부, ‘세수감소’ 분석작업 돌입

정부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에서 국세청의 국세 징수목표를 199조원으로 정했다. 5월 말 현재 목표대비 세수진도율은 41.3%다. 2010년은 46.4%, 2011년 48.1%, 2012년 47.4%였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11조2000억원의 추경 세입결손에 직면한 2009년(45.8%)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까지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상반기에만 10조원, 올해 말까지 25조원 안팎의 세수가 부족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에 따라 기재부는 최근 예산실과 세제실 중심으로 세목별 세수 추이와 향후 세수감소 예상치 등에 대한 분석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수 진도율이 부진해 처음부터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세수감소는 법인세와 부가가치세에서 두드러졌다. 5월 말까지 법인세 감소분은 4조3441억원으로 1년전보다 17.9%나 줄었다. 글로벌 경기둔화와 내수경기 위축으로 기업 실적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부가가치세도 내수침체로 소비가 줄면서 1조8271억원(7.2%) 감소했다. 두 세목의 세수 부족분은 총 감소액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다음 달 법인세 중간예납을 앞두고 있지만 삼성과 현대차(005380) 등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아 중간예납을 미룰 것으로 예상된다.

◇ 국세청, ‘사후검증강화’에 총력

국세청도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국세청은 ‘사후검증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목표 세수 달성을 위해 작은 구멍 하나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국세청은 이미 부가가치세 확정 신고·납부 안내 자료를 통해 사후검증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올 하반기 사후검증 대상자만 4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전문직과 부동산 임대, 대형 음식점 등 검증에 나설 분야를 처음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해당자들에게 사실상 자진납부를 압박하고 나선 셈이다. 국세청은 지난달 해외 금융계좌 신고를 받으면서 미신고 금액이 50억원을 초과할 경우 명단공개에 나설 것으로 공언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국세청의 이런 행보가 실제 부족한 세수를 메우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오윤 한양대 로스쿨 교수는 “국세청이 걷는 세금중 자동세수가 95%, 노력세수는 5%선”이라며 “세수를 늘리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몰아붙이기식 세수확보는 역효과가 날 수밖에 없다”며 “세무조사 강화보다는 자진 신고제를 활성화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때 패널티를 부과하는 방식을 적극 활용해야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