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컨소시엄` 참여사..지분율 안 밝힌 이유는

by안승찬 기자
2009.12.28 11:03:41

UAE원전사업 한전 단독 계약후 참여업체에 하청
"컨소시엄 표현은 잘못..각 회사들은 팀으로 역할"

[이데일리 안승찬기자] 사상 최대 규모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자력 발전 수주와 관련해 일반에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사소한` 오해가 하나 있다. 바로 `한국전력 컨소시엄`에 관한 것.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UAE 원전 사업에 한국전력(015760) 컨소시엄이 선정됐지만, 정작 정부와 한국전력의 발표문 어디에도 `컨소시엄`의 참여 기업들의 지분율은 나오지 않는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들의 `지분`을 알 수 없으면, 200억달러에 달하는 수주 금액중에서 기업별 수혜의 정도를 정확히 계산할 수 없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대형 국제입찰의 경우 참여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각각의 지분만큼 책임과 권한을 나눠가지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다. 하지만 UAE 수주전의 경우 한전은 엄밀히 말해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았다.

UAE와의 계약은 `컨소시엄`이 아니라 한전이 독자적으로 체결했다. 사실상 한전이 사업 전체를 수주해 관련 업체들에게 하청을 주는 식이다.

따라서 기업별 `참여지분`은 애초부터 없다.



다만 한전이 UAE 원자력 발전을 위한 모든 사업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원전 사업에 참여할 `팀`을 계획서에 명시했다. 이 때문에 `컨소시엄`이란 용어가 등장하게 됐지만, `팀`이 더 적확한 용어다.

UAE 수주에 참여하게 되는 `팀`은 각자의 역할이 정해져 있다. 한전(015760)의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실질적인 사업을 총괄하고, 한전기술(052690)은 설계용역을 맡는다. 한전KPS(051600)는 유지보수를, NEF(한전원자력연료주식회사)는 핵연료 제작을 담당한다.

두산중공업(034020)은 원자로기기와 터빈발전기 부분을 맡고, 현대건설(000720)과 삼성물산(000830)은 시공사로 참여한다.

이와 관련해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원전 건설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100억달러 중에서 현대건설의 수주 금액은 1조3000억원, 삼성물산은 1조1000억원, 두산중공업은 3조5000억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미국의 웨스팅하우스와 웨스팅하우스의 최대주주인 도시바도 팀에 포함돼 있다.
 
아직 기술자립을 이루지 못한 원전설계코드, 원자로냉각재펌프(RCP), 원전제어계측장치(MMIS) 등 3가지 부문에 대해서는 웨스팅하우스로부터 조달받는다. 이는 금액으로 200억달러 가운데 5~7% 비중이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 컨소시엄`이라는 용어는 정확하게 말하면 잘못된 것"이라며 "한전이 전체 사업을 수주하고 관련 팀이 각 회사들이 맡은 역할을 하게 되는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