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도 `암호화폐와의 전쟁` 선언…규제안 만든다

by이정훈 기자
2018.01.16 09:36:15

르 메르 경제장관 "암호화폐 관련 리스크 거부"
랑도 前 중앙은행 부총재에 규제안 마련 일임
G20 의장국 아르헨에도 국제사회 공조논의 요청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가들 가운데 프랑스가 암호화폐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아직 구체적인 규제 조치는 나오지 않았지만 암호화폐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안정적인 경제를 원한다”고 전제한 뒤 “암호화폐와 관련해 투기나 잠재적인 금융 혼란 리스크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르 메르 장관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투기적 거래나 시세 조작 리스크가 커지고 있고 이를 통해 세금을 회피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며 테러와 각종 범죄행위에 악용될 소지도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쟝-피에르 랑도 전 프랑스 중앙은행 부총재에게 새로운 규제안을 만들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르 메르 장관은 어떤 구체적인 규제조치를 담을지 공개하지 않았지만 랑도 전 부총재가 만들 규제안에 대해서는 “암호화폐가 조세 회피나 돈세탁, 금융범죄나 테러 등에 악용되지 않도록 예방하고 차단할 수 있는 규제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구글, 페이스북, 애플과 같은 기업들은 현대 세계의 무임승차자”라고 비판하며 세금 회피를 막기 위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암호화폐 거래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에 대해 과세하는 방안이 핵심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아울러 그는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인 아르헨티나측에도 이 이슈를 함께 논의하도록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르 메르 장관은 앞서도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해 12월 한 인터뷰에 그는 “나는 비트코인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비트코인은 분명히 투기적 위험이 있고 어떤 행위를 은폐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암호화폐 가격이 치솟으면서 최근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전날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 요아힘 부어멜링 이사도 프랑크푸르트에서의 강연을 통해 “국경이 없는 특성상 암호화폐는 특정 국가나 지역에섬나 규제하기 어려운 만큼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감독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