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주택시장 '3無'

by남창균 기자
2008.06.17 10:30:31

[이데일리 남창균기자] 부동산 시장에 악재만 수두룩하다. 돈도 없고 메리트도 없고 거래도 없다. 이 상황에서 가격이 더 안 떨어지는 게 이상할 정도다. 전문가들은 물가가 더 오르면 아파트 값도 본격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본다.

물가가 급등(5월 소비자물가 전년동기비 4.9% 상승)하면서 살림살이가 팍팍해 졌다. 지난 1분기 월평균 흑자액(처분가능소득-소비지출)은 53만8200원으로 지난해보다 1.6% 줄었다. 하위 20% 가구는 가처분소득(77만1200원)보다 소비지출(121만5500원)이 많아 월평균 44만4300원 적자다.
 
은행에서 돈 빌리기도 쉽지 않다. 대출규제(LTV, DTI)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금리 인상이 예고되고 있어서다.

이미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의 경우 원리금상환부담이 커져 옴짝달싹 못하는 처지다. 원리금상환부담률은 작년 20.2%(2005년 15.3%, 2006년 19.3%)로 늘어났다. 연간 가처분소득이 1000만원일 경우 원리금을 갚는 데만 202만원이 들어간다는 얘기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기 과잉규제를 풀고 부동산 거래를 늘리기 위해 부동산 세금을 줄여주기로 했지만 원점으로 돌아갔다.



종부세와 양도세 완화는 '부동산 시장불안' 탓에, 취득·등록세는 '세수 감소'로 각각 서랍 속으로 들어갔다. 부동산 세금 완화 문제가 다시 거론되려면 최소 1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 
 
부동산 세금 완화가 늦춰지면서 주택 구입 대기자들은 구입 시기를 미루고 있다. 특히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조치가 유지되고 집값이 약보합세로 돌아서면서 시세차익 메리트가 사라지자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들은 하나 둘 시장을 떠나고 있다.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5월 6574건으로 4월(7752건)에 비해 15.2% 줄었다. 특히 강북 3구(노원 도봉 강북)는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지역은 집값이 오르면서 4월에 1908건까지 늘었지만 5월 들어서는 663건으로 줄었다.

올해 거래량은 작년 월평균 거래량(4330건)보다는 많은 편이지만 집값 약보합세가 지속되면 거래량도 줄 수밖에 없다. 

미분양아파트는 갈수록 쌓이고 있다. 전국 미분양아파트는 올 3월 현재 13만1757가구로 1년새(작년 3월 7만3162가구) 56%나 급증했다. 원자재 값 상승으로 분양가가 계속 오르는 추세여서 분양시장이 호전될 여지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