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는 기업들, 자사주 푼다

by안재만 기자
2007.12.27 13:23:40

수십억 단위 자사주 매각 속출
물량 부담으로 투자자 손실 우려

[이데일리 안재만기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상장기업들이 자사주를 매각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2월 들어 상장사들의 자사주 처분 공시는 27건으로 9월의 11건, 10월의 14건, 11월의 10건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스톡옵션 행사로 인한 처분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회사 운영자금 마련이다.

지난 7월과 9월에도 자기주식을 처분했던 인네트(041450)는 24일 자사주 100만주(6.18%)를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처분예정금액은 27억4500만원에 달한다.

초록뱀(047820)미디어도 지난 14일 61억20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초록뱀은 600만주(8.86%)를 매각한다는 공시에 14일과 15일 6.37%, 5.76% 하락했고 주식을 집중 장내 매도한 20일부터 24일까지는 25% 이상 하락했다. 자사주를 매각하는 와중에 메릴린치로의 피인수 공시가 나왔지만 주가에는 약발을 받지 못했다.



코미팜(041960)도 지난 5일 43억1000만원 규모인 7만7248주를 장매 매도한다고 공시, 6일부터 사흘 동안 주가가 내리막을 탔다.

이들은 모두 회사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사주를 매각했다.

코미팜은 항암제 코미녹스의 국내 임상 비용 및 개발비용을 확보하는 목적이라고 밝혔고 초록뱀은 재무구조 개선, 인네트는 운영 및 투자자금 조달 등을 위해 자사주를 매각한다고 설명했다.

초록뱀은 최근 PPL 등 부가수입이 발생하지 않아 이익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인네트는 헬리아텍 경영권 다툼, 자원개발 사업 진행 등으로 목돈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상증자가 부진하면서 자금 조달을 위해 자사주 매각 공시가 잇따르고 있다"며 "재무구조를 꼼꼼히 살펴야 예기치 않은 투자 손실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