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단순 투약사범에 ‘사법·치료·재활 연계모델’ 실시

by박정수 기자
2024.04.15 09:36:54

檢, 연계모델 참여조건부 기소유예 처분 신설
단순 투약사범 기소유예 시 조건부 3종류→4종류
기존 대비 ‘재활’을 조건부에 명시적으로 규정
전문가 통해 맞춤형 치료·재활 프로그램 진행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정부가 마약류 투약 사범의 원활한 사회복귀를 지원하고, 재범을 방지하기 위해 기소유예자 대상으로 필요한 치료와 재활을 제공하는 ‘사법·치료·재활 연계모델’을 전국으로 확대 실시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대검찰청
마약류 투약 사범 가운데 치료·재활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조건부 기소유예자에 대해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등으로 이뤄진 전문가위원회를 통해 중독 수준을 평가하고, 그에 따른 맞춤형 치료·재활 프로그램을 부여·진행하는 제도다.

이에 앞서 정부는 연계모델 시범사업(2023년 6~11월, 기소유예자 총 22명 참여)을 진행했다. 제도 효과성 평가를 위한 연구용역 결과(2023년 12월~2024년 3월), 참여자 22명 모두 보호관찰 기간 중 단약을 유지했으며, 개별심층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질적 연구 결과, 기존 집단교육 중심에서 중독 수준을 바탕으로 한 심리상담, 가족상담 등 개인 맞춤형 재활프로그램을 적용해 단약 효과가 있다고 판단되는 등 제도 효과를 입증했다.

이를 바탕으로 식약처, 대검찰청, 법무부, 보건복지부 등으로 구성된 ‘마약류 치료·사회재활 협의체’를 3차례 개최(2023년 11월 23일, 2024년 1월 31일, 2024년 4월 4일)해 제도 운영상의 수정·보완 및 개선사항을 논의했다.

우선 검찰의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으로 ‘사법·치료·재활 연계모델 참여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이 신설된다. 기존에는 마약류 단순 투약사범 기소유예 시 선도, 치료, 교육 등 3종류의 조건부를 부여했으나, 앞으로 ‘사법·치료·재활 연계모델 참여조건부’가 신설돼 4종류가 운영된다. 기존 대비 ‘재활’을 조건부에 명시적으로 규정해, 앞으로 투약사범 중 치료·재활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적극적으로 제도를 활용할 계획이다.

또 전문가위원회를 매월 2회 정기 개최해 신속하게 중독 수준을 평가할 수 있도록 평가체계를 구축한다. 식약처 주관으로 정신건강의학전문의, 심리상담사, 중독전문가 등 전문가 풀(pool)을 구성하고, 매월 첫째주, 셋째주 수요일 등 월 2회 고정적으로 위원회를 운영할 계획이다.

회의 개최는 최소 2인의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를 포함한 6인 이상으로 개최하며, 의학적 소견 등을 바탕으로 한 개인 맞춤형 치료·재활 프로그램을 부여할 예정이다.



아울러, 시범사업 운영 중 미비점도 개선했다. 검찰과 마퇴본부가 사전에 일정을 협의해 검찰 조사 당일, 마퇴본부 사전상담사가 검찰청을 방문해 사전 중독 평가를 진행해 평가 일정을 단축했다.

한편, 치료가 필요한 중독자는 치료보호제도와 적극 연계한다. 전문가위원회를 통해 치료 연계 판단 시 검사의 의뢰를 통해 치료보호심사위원회를 거쳐 치료를 제공함으로써 원스톱 치료 지원도 추진한다.

채규한 식약처 마약안전기획관은 “이번 연계모델의 정규사업 실시 및 전국 확대는 공중 보건의 관점에서 마약류 투약 사범에 대한 적절한 치료?재활을 제공함으로써 단약을 유지하고,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복귀하도록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영빈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장은 “연계모델에 성실히 참여하지 않거나 재범을 저지르는 등 조건을 이수하지 못하면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하고 다시 사법절차에 따라 기소함으로써, 대상자들이 성실하게 프로그램에 임하여 치료·재활을 통해 재범방지 및 사회복귀를 촉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웅장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은 “보호관찰소에서는 대상자가 치료·재활 프로그램에 잘 참여하도록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하고, 정기?불시 약물검사를 적극 실시하여 재범을 억제하겠다”고 전했다.

이형훈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권역 치료보호기관 지정 등 치료보호제도 내실화 및 사법-치료-재활 연계모델과의 연계를 통해 마약류 중독자가 충분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