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협정 실패한 왕이 “中군사력 확대 허위사실”

by신정은 기자
2022.06.01 13:55:15

왕이, 통가서 외교장관 회담
"中, 누구와 경쟁할 의향 없어"
"태평양 도서국, 경제발전 지지"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과 남태평양 도서국 간의 안보·경제 협정 체결에 실패한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이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지 않을 것이란 취지의 발언을 했다.

사진=중국 외교부
1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남태평양 8개 도서국을 순방 중인 왕 부장은 전날 통가의 수도 누쿠알로파에서 카토아 우토카마누 통가 외교장관과 회담을 갖고 “중국과 남태평양 도서국은 모두 개발도상국으로 폭넓은 공감대와 비슷한 관심사, 공동의 사명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서로 이해하고 신뢰하는 좋은 친구”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일부 인사들이 중국과 남태평양 도서국 간의 협력을 먹칠하고, 중국이 도서국에 군사적 존재를 늘릴 것이라고 공격하고 있다”며 “이것은 완전히 허위 정보”라고 지적했다. 왕 부장은 최근 외신에서 중국이 남태평양 도서국에 안보·경제 협력 확대 방안을 담은 ‘포괄적 개발 비전’을 체결하고 중국 공안 등을 파견할 것이라고 보도한 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태평양 도서국인 솔로몬 제도는 지난 4월 안보협정을 맺은 바 있다.

왕 부장은 또 “중국은 누구와 경쟁할 의향이 없고 지역적 쟁탈에도 관심이 없다”며 “제로섬 게임은 많은 패배만 초래할 뿐 중국의 외교 전통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제 관계의 민주화, 다자주의, 유엔(UN)의 핵심적 지위를 지지한다”며 “중국은 도서국의 경제발전과 민생개선, 안정 수호를 진심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아울러 “우리는 도서국의 발전을 돕는데 모범이 되고 싶다”며 “도서국을 지지하는 모든 나라들과 손잡고 협력하고, 함께 노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왕 부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피지에서 열린 제2차 중국-태평양 도서국 외교장관회의를 주재하고 ‘포괄적 개발 비전’을 논의했지만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미크로네시아 등이 이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비전 초안에는 중국이 태평양 섬나라들과 안보 협력 관계를 맺고 중국 공안을 파견해 해당 국가의 경찰훈련을 진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사이버 보안 문제 등 네트워크 협력 강화, 각국과의 정치적 관계 확대, 천연자원에 대한 접근권 확대 등도 포함됐다. 중국은 남태평양 10개국에 대해 수백만 달러 규모 지원을 약속했다.

중국은 계속해서 합의를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다. 왕 부장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지속적이고 심도 있게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