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깜짝 金 레데츠카, 아버지는 '햄릿' 작곡한 국민 가수
by장병호 기자
2018.02.18 13:50:10
2007년 국내 초연한 라이선스 뮤지컬 작곡
동유럽 인기 뮤지션…딸 금메달 현장 함께
"체코 돌아가면 딸 위한 노래 만들 것"
| 지난 17일 강원도 정선 정선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여자 슈퍼대회전 경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체코의 에스터 레데츠카가 시상대에 올라 환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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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여자 슈퍼대회전 우승으로 대회 최대 이변을 연출한 에스터 레데츠카(23·체코)가 뮤지컬 ‘햄릿’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체코 국민가수 야넥 레데츠키(56)의 딸로 알려져 화제다.
레데츠카는 지난 17일 강원도 정선 정선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디펜딩챔피언 안나 파이트(오스트리아)를 0.01초 차로 제치고 가장 빨리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레데츠카는 스노보드가 주 종목으로 알파인스키에서는 우승후보와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깜짝 금메달로 전 세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이날 현장에는 레데츠카의 아버지 야넥 레데츠키가 함께했다. 야넥 레데츠키는 18일 올림픽 공식 정보 웹사이트 ‘마이인포 2018’과의 인터뷰에서 “얼마나 기쁜지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 정직하게 스포츠에 헌신한 딸은 스키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할 자격이 있다”고 소감을 말했다.
야넥 레데츠키는 뮤지컬 ‘햄릿’의 작곡가로 국내 공연계에서도 친숙한 이름이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햄릿’을 원작으로 하는 이 뮤지컬은 2000년 체코에서 초연한 뒤 2004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랐다. 야넥 레데츠키는 2007년 국내 초연을 기념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작품은 지난해까지 꾸준히 공연하며 인기 있는 라이선스 뮤지컬로 사랑 받아왔다.
체코에서는 국민 가수로 불린다. 1987년 데뷔한 야넥 레데츠키는 체코를 비롯한 동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뮤지션으로 손꼽힌다. 1997년 체코 그래미상을 비롯한 수많은 음악상을 수상했다. 1996년 체코공화국에서 가장 큰 루체르나 콘서트장에서 열린 콘서트 실황중계는 시청률 62%를 기록하기도 했다. 레데츠카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온 나라에서 아빠 노래가 나온다”고 말했다.
레데츠카도 아버지를 닮아 다방면에서 재능을 뽐내왔다. 운동선수로서의 재능은 아이스하키로 동계올림픽 메달 2개를 딴 할아버지 얀 클라파치와 피겨스케이팅 선수 출신 어머니에게서 이어 받았다. 4세 때부터 스키를 타기 시작해 스노보드 전문 선수로 활약해왔다. 취미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기타 연주와 노래 부르기다. 여름에는 비치발리볼과 윈드서핑을 즐긴다.
레데츠카는 오는 24일 열릴 알파인 스노보드 여자 평행대회전에도 출전해 사상 첫 스키·스노보드 동반 금메달에 도전한다. 야넥 레데츠키는 “체코에 돌아가면 딸을 위한 노래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