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선 보령제약 회장 등 제약계 '58년 개띠' CEO는?
by강경훈 기자
2017.12.31 16:10:00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제약·바이오업계에서도 개띠생 오너와 CEO들의 활약이 ‘무술년’ 한해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제약·바이오업계 키워드는 결국 ‘연구개발(R&D)’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복용편의성을 높인 다양한 개량신약이 등장하면서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냈으며 국내 업체들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들은 우수한 품질과 저렴한 가격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았다. 업계에서는 무술년에도 ‘개띠 수장’들의 바쁜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3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 김만훈 셀트리온헬스케어 사장, 오흥주 동국제약 사장, 조호연 씨티씨바이오 대표 등이 대표적인 ‘58년 개띠’들이다.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은 보령제약그룹 창업자인 김승호 회장의 장녀다. 김 회장은 가톨릭대를 졸업한 후 1986년 보령제약에 입사해 2000년 사장, 2001년 부회장, 2009년 회장으로 승진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이사, 주한에콰도르 명예영사, 동탑산업훈장, 포브스아시아가 선정한 ‘아시아 파워 여성기업인 50인’에 이름을 올리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승호 회장이 아직 활발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만, 안살림은 김은선 회장이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는 평가다.
보령제약은 무술년에 창업 61주년을 맞이했다. 2017년 열린 ‘100년 보령’ 선포식에서 김은선 회장은 “단순한 제약사를 넘어 의약품, 컨슈머, 디지털을 중심으로 한 ‘라이프타임 케어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보령제약이 2700억원을 투입해 짓고 있는 충남 예산 공장은 무술년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 곳은 보령제약 100년을 이끌 전초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보령제약이 자체 개발한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는 국산 신약 중 드물게 상용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카나브는 2011년 첫 수출 이후 지금까지 50여개국에서 누적 계약금 5000억원을 기록할 만큼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보령제약은 무술년에도 카나브의 해외 진출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중남미 지역과 아시아는 현지 파트너사들과의 유기적인 협력으로 현지화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러시아, 싱가포르 진출을 위한 세부적인 조건을 조율하고 있으며 이를 시작으로 수출국을 늘리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은 2017년 한 해 동안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낸 제약·바이오 기업 중 한 곳이다.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생물학적 의약품의 복제약) 램시마를 출시한 후 지난해 혈액암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를 유럽에서 성공적으로 론칭했고 올해에는 유방암 항암제 허쥬마의 유럽 승인을 앞두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해외 진출을 전담하는 회사다.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의 선전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017년 매출 1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이 회사 김만훈 대표는 건국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사이나미드, 크로락스, 헨켈홈케어 등 외국계 기업을 거쳐 2011년 셀트리온제약 수석부사장으로 합류했다. 2016년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에 임명됐다. 글로벌 기업의 오랜 경험을 살려 셀트리온그룹이 빠른 시간 안에 글로벌 시스템을 갖추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다. 셀트리온 그룹에서 최근 역점을 두는 제품 중 하나가 바로 허쥬마다. 허쥬마는 2018년 1분기에 유럽에서 승인절차를 완료하고 2분기부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출시되면 매출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국제약을 이끌고 있는 오흥주 사장도 능력을 인정받는 대표적인 제약업계 개띠 CEO다. 오 사장은 서울대 약대를 졸업하고 명문제약을 거쳐 1989년 동국제약에 합류했다. 오 사장은 2008년 해외사업부문 사장을 거쳐 2013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동국제약은 마데카솔, 인사돌 등 일반의약품을 바탕으로 최근 기능성화장품, 음료, 의료기기 등 관련 영역으로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오 사장은 동국제약의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주도적으로 추진 중이다. 오 사장은 마데카솔 성분의 기능성 화장품 ‘마데카 크림’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2015년 선보인 마데카 크림은 ‘피부 재생’ 효과를 바탕으로 연간 1000억원의 매출을 바라볼 정도로 성장했다. 오 사장이 이끈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는 우수한 효과를 바탕으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동국제약은 탄탄한 내수 인지도를 바탕으로 올해에는 센텔리안24의 수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녹여 먹는 발기부전제’로 유명한 씨티씨바이오 조호연 대표도 무술년 기대되는 개띠 CEO다. 조 대표는 서울대 축산과를 나와 동물 사료 업체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사업을 시작해 동물 사료에서 동물의약품으로 영역을 넓혔고 동물의약품 개발 과정에서 쌓은 노하우를 그대로 적용한 ‘녹여 먹는 필름형 의약품’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 회사의 필름형 발기부전치료제는 세계 30여개국과 진출 계약을 맺었다. 올해에는 이들 필름형 의약품의 수출이 본격화되는 만큼 씨티씨바이오의 매출이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 대표는 지난해 수출 1천만불탑을 수상했다.
이외에 최재준 진양제약 사장, 조성화 조아제약 부회장 등이 ‘70년 개띠’, 류기성 경동제약 부회장이 ‘82년 개띠’다. 이들은 각각 최윤환 진양제약 회장, 조원기 조아제약 회장, 류덕희 경동제약 회장의 2세 경영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