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의료전문가가 권하는 '건강한 항공여행법'

by정태선 기자
2013.06.28 11:47:13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무더운 날씨와 높은 습도로 여행객의 건강에 이상이 발생할 수 있고, 특히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비행기는 지상보다 낮은 산소와 기압, 습도 등으로 지상에서는 건강문제가 없던 사람도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대한항공의 의료전문기관인 항공의료센터의 전문가들이 휴가철 기내에서의 건강관리 요령을 제시했다.

기내 기압은 보통 한라산 정상의 높이라고 말하는데, 해발 5000 ~ 8000피트 정도 고도의 기압을 유지한다. 신체 안의 갇혀있는 공간의 공기가 팽창하게 되면 이른바 ‘체강통’ 이라 불리는 통증을 느낄 수 있다. 간혹‘비행기만 타면 이마가 너무 아파요’라고 호소하는 사람이 있는데 체강통의 가장 흔한 증상이다. 통증이 심하면 일반적인 진통 소염제를 복용 하면 도움이 된다. 유아들이 이착륙 때 많이 우는데 부모는 왜 우는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경우가 있다. 아직 유아의 유스타키오관 기능이 미숙해 이착륙시 급격한 기압 변화에 적응이 되지 않아 중이에 갇혀 있는 공기가 팽창하며 불편감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젖병이나 공갈젖꼭지를 물려 이관의 통기를 촉진하면 도움이 된다. 기압 저하에 의해 장내 공기가 팽창하면서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기내에서 탄산이 포함된 음료, 주류의 과다 섭취와 과식은 피하도록 한다.

비행기 내에서 오랜 시간 앉아있게 되면 보통 손 발이 붓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일시적인 부종은 비행기에서 내리면 좋아진다. 그러나 벨트, 청바지, 반지 등 몸을 꽉 조인 의복이나 장식품으로 인해 혈액순환이 장시간 원활하지 못하게 되면 예상치 않은 응급 상황으로 악화될 수 있다. 반지나 꽉 조이는 장신구의 경우 탑승 전 반드시 제거하고 청바지나 조이는 옷 보다는 헐렁한 옷을 선택하고, 구두보다는 단화를 신는 것이 좋다. 기내에서는 틈틈이 복도를 걷거나 앉은 자리에서 발목을 움직이는 등의 간단한 스트레칭을 자주 해 주는 것이 좋으며 다리를 꼬고 앉지 않도록 한다. 간단한 손 마사지나 가벼운 마사지 기구로 발 뒤, 종아리 등을 자극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생수나 과일주스 등을 자주 마시고 알코올, 커피 등은 이뇨작용을 일으켜 탈수를 촉진시킬 수 있으므로 자제한다.



비행 공포증은 드물 것 같지만 전체 성인의 약 10% 가 해당 되며 가볍게는 가슴 두근거림부터 심하게는 호흡곤란, 실신 등에 이르기까지 개인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다. 원인 역시 항공기의 안전을 걱정하는 단순비행공포증부터 폐쇄공포증, 고소공포증, 공황장애까지 여러 가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비행기의 안전성에 대한 바른 인식이 중요하다. 사고율이나 사망률을 감안하면 항공기는 현존하는 가장 안전한 교통 수단이다. 비행 중에는 허리와 어깨를 펴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스트레칭을 자주한다. 긴장할 때는 보통 몸을 움츠리게 되는데, 이런 자세가 긴장감을 증폭 시킬 수 있다. 부정적인 생각에 빠지지 않도록 영화에 집중하거나 퍼즐을 푸는 등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려 본다.

짧은 여름 휴가기간 시차증후군에 의한 시간 손실을 최소화하고 생체리듬에 맞춰 최적의 휴가여행을 즐기기 위해선 출발 전에 되도록 술을 자제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시차가 6시간 이상인 지역으로 여행한다면 출발 2~3일전부터 취침시간을 조정하는 것도 요령이다. 유럽 쪽으로 여행한다면 평소보다 한 시간씩 늦게 자고 미주 등이면 평소보다 한 시간씩 일찍 자도록 한다. 저녁에 출발하는 비행편의 경우 기내에서 충분히 수면을 취해 수면부족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빛은 신체를 각성시켜 생체리듬을 조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목적지에 낮 시간대 도착하면 햇빛을 자주 쐬어주는 것이 시차 적응에 도움을 준다.

기내 습도는 15% 정도인데 코나 눈의 점막이 건조해져 불편감을 느낄 수 있다. 안구 건조증이 있거나 피부염이 있으먄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콘택트렌즈 착용은 가급적 피하고 안구 윤활제, 로션, 워터 스프레이 등으로 보습과 수분 보충을 자주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