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팬 증후군' 중소기업, 10곳 중 3곳

by김현아 기자
2012.12.13 11:00:00

전경련 중소기업의 중견기업 성장저해 요인 실태조사 결과
중견기업되면 지원 줄고 규제 늘어..성장동기 고취 필요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중소기업으로 남고 싶다”

중소기업 졸업기준의 경계선상 있는 기업 10곳 중 3곳은 중소기업 졸업을 피하기 위해 분사나 계열사 신설, 상시근로자 조정 등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이하 협력센터)가 중소기업 졸업을 앞두고 있거나, 갓 졸업한 279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기업(105개사, 응답률 37.7%)의 29.5%(31사)가 중소기업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인위적인 구조조정방법을 썼거나 검토 중이었다.

이들 기업들은 中企 졸업기준을 회피하기 위해 ‘분사·계열사 신설(38.8%, 12사)’, ‘임시근로자 확대로 상시근로자 수 조정(29.0%, 9사)’, ‘사업 부문매각이나 매출조정 등 외형 확대 포기(16.1%, 5사)’, ‘생산기지 해외이전(12.9%, 4사)’ 등의 방법을 활용한다고 답했다.

아직 中企졸업 회피방안을 검토한 경험이 없는 기업들(74사)도 졸업기준이 충족되면 ‘신규 사업 투자 등으로 중견기업으로의 성장에 주력(25.6%, 19사)’하기보다는 ‘구조조정 등의 방법으로 중소기업 잔류를 추진하겠다’(27.2%, 20사)고 응답했다.

실례로 중소기업 졸업을 앞둔 E사는 2007년에 매출액은 380억원, 종업원 수는 249명이었으나, 2011년에는 매출이 84.2%(320억원) 늘어나 700억원에 이르렀다. 제조업 1인당 평균매출액(3억 9776만원)을 감안하면, 매출이 320억원 증가할 경우 80.5명의 고용이 창출돼 종업원 수가 중소기업 졸업기준을 넘는 329.5명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E사는 2007년 해외법인을 설립했고, 2011년 E사의 종업원수는 255명으로 3년 전보다 종업원 수가 6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상시근로자 수에 해외법인의 종업원이 합산되지 않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볼 수도 있는 부분이다.

출처: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걸 가로막는 요인으로는 ‘정책금융·조세지원 혜택 축소(24.8%, 39사)’와 ‘시장진입규제·세무조사·회계감사 등 각종 규제와 부담 증가(22.3%, 35사)’ 등이 꼽혔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크는 걸 회피하는 소위 ‘피터팬 증후군’을 개선하기 위한 최우선 정책과제로는 ‘성장동기 고취를 위한 중견기업 육성방안 강구(40.7%, 51사)’를 가장 많이 선호했고, ‘中企정책지원 및 육성대상 선정시 획일적 중소기업 기준 적용방식 변경(32.0%, 40사)’이 뒤를 이었다.

양금승 협력센터 소장은 “많은 중소기업들이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으로 성장해 건강한 기업생태계를 조성하려면, 차기정부는 기업규모가 커질수록 각종 규제와 부담을 늘려 기업성장을 가로막기보다는 성장경로별로 차별화된지원정책을 만들어 중소기업의 성장동기를 고취시키는데 정책의 주안점을 둬야한다”고 제안했다.
출처: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