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전설리 기자
2009.12.31 17:34:12
현대차 310만대-기아차 153만대…"위기 속 선전"
"내년 공격경영 기조 유지"…현대 346만대-기아 193만대 목표
[이데일리 전설리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총 463만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대비 10% 이상 성장한 것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전세계 자동차업체들이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선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기아차는 31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종무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현대차(005380)는 전년 278만대 보다 12% 가량 늘어난 310만대를 팔아 `판매 300만대 시대`를 활짝 열었다.
기아차(000270)도 지난해(140만대) 대비 9% 증가한 153만대를 판매했다.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은 올해 경영 실적에 대해 "세계 자동차산업이 유례없는 큰 변화를 겪었지만 현대차는 비교적 선전했다"고 평가했다.
정성은 기아차 부회장도 "우호적인 환율 여건, 각국 정부의 지원 정책 등에 힘입어 판매 실적이 개선됐다"며 "특히 내수시장 점유율을 30%대까지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올해 전세계 자동차 수요는 전년대비 1000만대 가량 줄어든 6000만대 수준으로 추락했다.
특히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 중 하나인 미국 시장 수요는 2007년(1600만대)대비 60% 수준인 1000만대 초반을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자동차 `빅3` 가운데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등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다. 도요타 등 일본 메이커들도 판매가 크게 줄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는 위기속에서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J.D.파워가 발표한 `신차 품질조사(IQS)`에서 일반 브랜드 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각국 정부의 지원 정책과 환율도 현대·기아차의 선전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기아차는 내년에도 공격경영 기조를 유지, 글로벌 시장에서 진영을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기아차는 내년 글로벌 판매목표를 올해보다 26% 증가한 193만대 이상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현대차도 12% 가량 확대된 346만대를 판매 목표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내년 경영환경이 결코 녹록치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으로 전열을 가다듬은 글로벌 경쟁업체들의 반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의 지원책 종료와 환율 하락도 부담이다.
윤 부회장은 "새해에는 주요국의 자동차 수요 진작책 종료와 원화가치 상승 등으로 올해보다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이라며 "특히 미국과 일본 메이커들이 판매 부진 만회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내수시장에서는 수입차의 공세가 거세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 부회장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세계 자동차 시장이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어 경영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선진 경쟁업체들이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대규모 M&A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고, 각국 자동차산업 지원 정책이 종료되면서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