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 ‘뚜벅뚜벅’ 삼다도 속살을 밟다
by경향닷컴 기자
2009.02.18 12:45:00
비경·역사의 아픔 등 담은 11개 코스 따라 감동 연출
[경향닷컴 제공] ‘올레’는 제주 토속어로 ‘집으로 통하는 아주 좁은 골목 길’을 뜻한다. 올레걷기(제주올레친구들 064-739-0815)는 제주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체험 코스다. 현재 11개의 코스가 개발되어 있어, 현미경으로 제주의 자연을 접안해 관찰할 수 있다. 세포의 꿈틀거림을 확인하듯, 살갗을 간질이는 제주의 바람을 확인할 수 있다.
=제주올레 길 가운데 가장 먼저 열린 길로 오름과 바다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오름바당올레’다. 작고 아담한 시골 초등학교인 시흥초교에서 출발해 말미오름과 알오름에 오르면 성산 일출봉과 우도, 거북이 등껍질처럼 다닥다닥 붙은 들판과 바다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종달리 소금밭을 거쳐 시흥리 해안도로를 지나면 다시 또 성산 일출봉이 눈 앞에 펼쳐지는 수마포 해변에 닿는다. 길이 끝나는 광치기 해변의 물빛도 환상적이다.
시흥초교(시점)→말미오름(2.9㎞)→알오름(3.8㎞)→중산간도로→종달리회관(7.3㎞)→목화휴게소→성산갑문(12.1㎞)→광치기해변(종점 15㎞, 5~6시간)
▲팁
시흥리마을=1코스 시점마을로 제주 동부의 작은 마을 중 하나다. 마을에 상업적인 숙소는 찾기 힘들지만, 마을에 문의하면 묵을 수 있는 장소를 알아봐 준다. (064)782-8052
용궁민박=올레꾼 할인이 적용되는 곳이다. 성산 일출봉 주차장 인근에 있다. 요금이 저렴하면서도 1코스 종점에 가까운 숙소다. (064)782-2379
조가비박물관=조개와 갑각류 1000여종, 1만5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는 전문 박물관이다. 종달~시흥해안도로 중간에 위치해 있고, 바로 옆에 해녀들이 수확한 해산물로 음식을 만들어 주는 시흥해녀의 집이 있다. (064)784-8860
=하모해수욕방에서 시작하는 11코스는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길로 근대사와 현대사가 녹아 있는 올레다. 제국주의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최대 공군병력을 집결시켰던 야욕의 현장인 알뜨르비행장, 4·3사건 이후 최대의 양민학살이 자행된 현장인 섯알오름, 정마리아성지는 아픈 역사를 증언하는 길이다.
11코스의 절정인 모슬봉은 이 지역 최대의 공동묘지가 있는 곳으로, 제주 올레는 이곳 정상부로 올라가는 ‘잊혀진 옛길’을 흔들리는 억새풀 사이로 드넓게 펼쳐지는 제주 남서부 일대의 오름과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통과하는 신평~무릉간 곶자왈 올레는 제주 올레에 의해 처음 공개된 ‘비경의 숲’으로 또다른 감동을 안겨준다.
하모해수욕장(시점)→섯알오름(2.2㎞)→백조일손묘 갈림길(4.2㎞)→이교동 상모2리 마을입구(6.7㎞)→모슬봉 입구(8.8㎞)→정난주 성지(12.2㎞)→신평마을 입구(13.5㎞)→곶자왈 입구(14.9㎞)→곶자왈 출구(17.9㎞)→인향동마을 입구(19.2㎞)→무릉2리 제주 자연생태문화체험골(종점 20㎞, 6~7시간)
=원목으로 지어진 이곳은 10코스 종점이자 11코스 출발점인 하모해수욕장 옆에 자리하고 있다. 하모해수욕장 주변경치를 즐길 수 있는 편안한 숙소다. (064)792-36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