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거물들, 홍콩증시 상장 성공할까?

by양이랑 기자
2008.07.10 10:29:35

스탠리 호 이어 스티브 윈도 IPO 추진
수익성 악화·증시 급락으로 성공 여부 불확실

[이데일리 양이랑기자] 증시 악화에도 불구, 홍콩에서 카지노 업체들이 증시 입성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카지노 재벌` 스탠리 호가 다음주 상장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거물` 스티브 윈은 올해 홍콩 증시에서 가장 큰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마카오에서 카지노 업체들의 수익성이 기존보다 줄고 있는 가운데 증시 여건도 좋지 않아 상장이 성공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1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스티브 윈이 홍콩 증시에서 30억달러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는 올해 홍콩 증시에서 예정된 가장 큰 규모의 IPO다.

윈은 IPO를 통해 마카오의 대형 리조트인 코타이 스트립에 자금을 쏟아부을 방침이다. 아직 자금 조달에 대한 공식적인 승인은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카지노 재벌` 스탠리 호는 마카오의 카지노 SJM의 상장 채비를 마쳤다. 증시 악화를 우려해 상장 규모는 당초의 절반 수준인 5억달러로 축소했다. 다만 여동생 과의 법정 분쟁 문제로 상장 시기는 원래 이번주에서 다음주로 지연됐다.





SCMP는 윈의 홍콩 상장에 대한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증시 하락과 카지노 업체들의 이익 감소세가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들어 카지노 업체들의 주가는 크게 떨어졌다.

뉴욕 증시에서 윈리조트의 주가는 올해 25.53% 하락했다. 라이벌들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라스베이거스샌즈와 MGM미라지 등도 시가총액의 60%를 날렸다. 홍콩에 상장된 멜코 인터내셔녈과 캘럭시 엔터테인먼트 등도 각각 45%와 48% 떨어졌다.



수익성 악화, 무리한 시설 확장 등이 주가 급락의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마카오에서의 임금 상승과 정킷 수수료 급등이 카지노 회사들의 이익을 갉아먹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윈의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의 경우 이미 미국 경기 둔화로 인해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또 카지노 업체들은 회사 확장 프로젝트를 당초보다 갑작스럽게 대규모로 확대하면서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떠안기고 있다. 올 1분기 라스베이거스샌즈와 윈, MGM 등의 자본 대 부채비율(debt-equity ratio)이 200%를 웃돌았다. 이는 채권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다만 SCMP는 홍콩 증시에서 카지노 등 마카오 게임 관련 업체의 상장에 관심있는 투자자들은 상장을 앞두고 있는 SJM을 주시할 것을 권했다. 올해 증시 악화로 홍콩 증시에서 IPO의 3분의1 가량이 철회됐음에도 불구하고, SJM이 자금 조달에 성공하면서 고속성장하고 있는 홍콩 게임 산업에 대한 기대감을 반증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