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세형 기자
2005.06.29 11:40:01
기업용 중심으로 64비트 동참
소비자용 `롱혼` 출시후 본격화 전망
[edaily 김세형기자] 홍보대행사에 근무하는 조모씨(28). 그는 미국 크라이텍이 출신한 1인칭 슈팅게임 `파크라이`를 즐겨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한 차원 높은 파크라이 게임을 경험할 수 있었다.
AMD코리아가 고객시연용으로 내놓은 64비트 데스크톱 PC에 64비트 버전 파크라이 게임 프로그램이 저장돼 있었던 것.
그는 "64비트 데스크톱에서 파크라이 게임을 완벽하게 할 수 있었다"며 "특히 수중 전투장면에서 물에 햇빛까지 반사되는 등 32비트 버전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그래픽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64비트용 소프트웨어의 강점은 뛰어나지만, 현재 일반 소비자들이 64비트 컴퓨터를 쓰기는 사실상 어렵다. 64비트 CPU가 탑재된 PC는 올 들어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있지만, 이를 운용할 소프트웨어 출시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64비트 범용 서버용 운영체제가 속속 등장하면서 소프트웨어 시장에도 64비트 바람이 불고 있다. 오는 8월경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XP 64비트 정식버전이 출시되고, 내년 상반기 64비트를 기본으로 하는 차세대 운영체제인 `롱혼`이 나오면 일반 소비자용 소프트웨어 업계도 64비트 컴퓨팅의 흐름에 모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용 SW 열기 뜨거워져
기업용이 주류를 이루는 서버 시장의 경우 범용칩 기반 64비트 서버가 유닉스 서버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닉스 서버도 64비트 체제이지만, 64비트 범용 서버가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들은 처리해야 할 데이터량은 늘어나고 비용은 최대한 아껴야 하는 상황인 만큼 가장 빨리 64비트 범용 제품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운영체제도 출시된 상태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 2000 서버`에 이어 `64비트 윈도 서버 2003`을 출시했으며, 이달 윈도 서버 2003 x64를 출시해 인텔의 제온 EM64T, AMD옵테론 등 범용 64비트 서버를 본격적으로 지원하고 나섰다.
국내업체가 다수 포진한 리눅스쪽에서도 운영체제는 준비가 끝났다. 리눅스원이 지난해 말 64비트 OS를 출시하고 영업에 들어간 데 이어 한글과컴퓨터는 올 1월 64비트 운영체제인 한소프트 리눅스를 내놨다.
특히 이들 리눅스업체들은 정부가 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 등 대형 국책사업을 리눅스로 진행키로 하면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ERP 등 핵심 애플리케이션 공급 업체들도 64비트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한국오라클과 한국사이베이스가 64비트용 DBMS 제품을 출시한 데 이어 SAP코리아, BEA시스템즈코리아, 더존다스, 한국하이네트 등 국내 업체들도 64비트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64비트 리눅스 제품군을 개발한 것은 물론 64비트가 지원되는 싱크프리 3.0 제품도 출시직전에 있다"며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이는 64비트 시대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용 SW개발, 내년 가속화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의 64비트 전환은 기업용에 비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의 32비트 체제로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성능을 내는 탓에 주변 인프라도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아직은 대체수요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특히 PC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 영향력이 절대적인 만큼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에 따라 진행 속도를 맞추겠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XP 64비트 버전보다는 내년 출시예정인 `롱혼`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하지만 제품 출시와는 별도로 개발은 한창 진행중이다. 안철수연구소는 V3 제품군 일부를 64비트에 맞게 업그레이드 했고, 64비트로 더 좋은 그래픽을 제공할 수 있는 게임업체들은 64비트 게임 제작시의 손익을 계산하고 있다.
보안업체인 잉카인터넷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보다 변화하는 속도가 느리다"며 "그러나 16비트에서 32비트로 전환하는데 5년이 걸린 반면 32비트에서 64비트로 전환하는데 소요되는 기간은 이보다 단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업계는 롱혼이 출시되는 내년 이후 64비트로의 전환에 적극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