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키운 스타트업, 유럽서 혁신 뽐낸다

by김응열 기자
2023.06.15 09:24:14

유럽 최대 스타트업 전시 ‘비바 테크놀로지 2023’ 참여
시각장애인 안경에 AI·메타버스까지…유럽 진출 교두보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삼성전자 C랩 스타트업이 유럽 최대 스타트업 전시회에서 ‘K-혁신’을 알리고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선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테크 2023’에 참여한 삼성전자 C랩 전시관.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 14일부터 오는 17일까지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Paris Expo Porte de Versailles)’ 전시장에서 열리는 ‘비바 테크놀로지(Viva Technology·비바테크) 2023’에 C랩이 육성한 사내벤처와 외부 스타트업들을 선보인다고 15일 밝혔다. 삼성 C랩이 ‘비바테크’에 참여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비바테크는 2016년부터 시작한 유럽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전시회다. 지난해에는 전세계 149개국의 혁신 스타트업 2000여개가 참여했고 관람객은 9만명에 달했다.

전시회에서는 지난해부터 최고 등급의 파트너십인 ‘올해의 국가(Country of the Year)’를 선정하고 있는데 올해는 한국이 선정됐다. 이에 따라 메인홀 중심부 인근에 전시관 마련, 기조연설 및 투자유치, 글로벌 미디어 인터뷰 등 프로그램 참여와 같은 특전을 제공받는다.

한국 대표 스타트업 45개사는 중소벤처기업부 주관으로 마련된 ‘K스타트업(K-Startup) 통합관’에 부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중 12개는 삼성 C랩의 지원을 받았거나 현재 육성 중인 스타트업이다.

◇삼성전자는 ‘K스타트업관’ 내에 C랩 전시 공간을 마련해 임직원 대상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 과제 1개와 외부 스타트업 대상 프로그램 ‘C랩 아웃사이드’로 육성한 스타트업 4개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C랩 인사이드와 스타트업들은 글로벌 시장 반응을 점검하면서 사업성 강화를 도모할 수 있고 현장에서 신규 투자와 사업협력 상담도 기대할 수 있다.

C랩 인사이드 과제 ‘릴루미노’. (사진=삼성전자)
전시회에서 선보인 C랩 인사이드 과제는 저시력 시각장애인을 위한 시각 보조 솔루션 ‘릴루미노’다. 릴루미노는 저시력 장애인의 잔존 시력을 활용해 사물의 인식률을 높일 수 있는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릴루미노 앱’과 안경 타입 웨어러블 기기인 ‘릴루미노 글래스’로 구성된다.



릴루미노는 2016년 C랩 인사이드 과제로 시작해 삼성리서치에서 추가 개발을 거치며 완성도를 높여왔다. 이번에 선보인 릴루미노 글래스는 사용자의 편의성과 착용감, 착용 시 피로도를 대폭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릴루미노를 개발한 조정훈 삼성전자 연구원은 “내년 프랑스 파리에서 ‘2024 패럴림픽’이 개최되는 만큼 장애인을 위한 앱과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을 것”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릴루미노가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C랩 아웃사이드 ‘클리카’. (사진=삼성전자)
C랩 아웃사이드 스타트업로는 △AI 모델 개발 기업 클리카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용 3D 디자인 툴 개발 업체 엔닷라이트 △투명도를 조절하는 스마트 윈도우 개발 기업 뷰전 △유해가스 제거 금 나노 촉매 기업 퀀텀캣 등이 참여했다. 유럽 진출을 계획 중인 이들은 전시 참가 비용과 부스 설치비 등을 지원받는다. 이번 기회로 지역 스타트업들이 시장 반응을 점검하고 사업성을 강화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나율 클리카 대표는 “삼성전자가 비바테크 출품을 지원해 유럽 진출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며 “한국 스타트업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올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사장은 “이번 비바테크 참가는 C랩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C랩 스타트업들이 해외로 진출해 한국 스타트업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C랩은 지난 2012년부터 시작한 사내벤처 및 외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처음에는 사내벤처 육성을 위해 기획됐지만 2015년부터는 우수 사내벤처 과제를 스타트업으로 분사하는 스핀오프 제도를 실행했고, 2018년 국내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자 외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아웃사이드’도 신설했다.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C랩으로 총 866개(사내 391개, 사외475개)의 사내벤처와 스타트업을 육성했다. 스핀오프 61곳과 C랩 아웃사이드 475곳 등 536개 스타트업들의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1조3600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