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文대통령 사진에 "동굴 들어가는 고통, 추억으로 견뎌"

by박지혜 기자
2022.03.11 10:09:59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11일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고(故) 신영복 선생의 과거 강연 내용을 공유했다.

탁 비서관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신 선생의 강연 내용 중 일부를 인용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불행이나 고통 비극을 겪는다는 게, 그걸 견딘다는 게, 반드시 그만한 크기의 기쁨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그에 비하면 아주 작은, 작은 기쁨이 있더라도 충분히 지탱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그래서 막상 부딪쳐 보면 멀리 떨어져 있을 때보다 훨씬 더 공포가 줄어든다는 걸 느낄 수 있고, 깜깜한 끝이 안 보이는 동굴을 걸어 들어가면, 암담한 느낌이 있는데 의외로 그 엄청난 무게나 암담한 고통도 아주 작은 하나의 추억이 충분히 지탱할 수 있게 만들어요. 그래서 난 아름다운 작은 추억의 가치에 대해서 인색하지 않아요. 여러분도 아마 아름다운 추억들을 많이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하고 그게 언젠가는 빛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10일 청와대 영상회의실에서 우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 화상 정상회담을 앞두고 탁현민 의전비서관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당 내용은 신 선생이 저서 ‘더불어숲’ 발간 기념 강연에서 말한 내용 일부다. 문 대통령의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더불어민주당으로 당명을 교체한 것도 신 선생의 저서에서 착안했다.

탁 비서관은 이 내용 외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제20대 대통령 선거 결과가 나온 다음 날 올린 글로, 그 소회를 대신한 것으로 해석됐다.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선거 결과를 ‘고통’으로, 문재인 정부 5년 성과를 ‘작은 추억’에 비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진=탁현민 비서관 페이스북
전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통화 내용을 전한 데 이어 문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를 대독하다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선 청와대 내부 분위기를 반영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