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북 특사파견…북핵 해결 대화 물꼬 틀까(종합)

by김형욱 기자
2017.11.18 16:11:11

中 “양국 우호관계는 양국 인민 모두에 큰 가치”
中관영언론은 평가절하 “특사가 마술가는 아냐”

최룡해(오른쪽) 노동당 부위원장. AFP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중국의 대북 특사 파견이 북한의 핵 미사일 해결을 위한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까.

하루 전 쑹타오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을 평양으로 파견한 중국은 18일 “전통적인 북·중 우호 관계는 양국 인민에게 큰 가치가 있다”고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쑹타오 부장은 지난 17일 북한의 2인자 격인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나 지난달 열린 제19차 중국 공산당 대회 결과를 알렸다. 중국은 5년에 한 번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독주 체제를 예고했다. 중국이 대북 특사를 파견한 건 지난해 2월 이후 1년9개월 만이다.

중국은 특사 파견을 북 핵 미사일 문제와 직접 연결하진 않았다. 그러나 고립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앉히는 계기가 되리란 기대도 나온다. 중 당국은 “둘은 북·중 양국의 전통적인 우호 관계가 양국 초대 지도자들부터 유래된 오랜 역사가 있으며 양국 인민에게 큰 가치가 있다는 데 인식을 함께했다”고 전했다. 이어 “양측은 양국 인민의 이익을 위해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도 같은 날 “쑹타오 부장이 최 부위원장에게 중국 당 대회의 결과에 대해 ‘상세히’ 알렸고 양국의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꾸준히 발전시켜야 한다는 중국의 방침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북·중 양국은 한국전쟁 때 함께 싸운 이후 ‘혈맹’ 관계를 이어왔으나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채 국제 대북 제재에 동참하며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이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시기에 맞춰 대북 경제제재를 강화하면서 북한이 중국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는 등 관계 악화의 조짐이 보였었다.

중국은 그러나 미국의 대북 강경 태세에도 대화를 우선해야 한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북한 역시 지난 9월 마지막 미사일 실험 이후 매달 두 차례 이상 시행해 왔던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과 핵폭발 실험을 60일째 멈추며 미 정가에서도 대화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대북 특사만으로 현 국면을 바꿀 순 없다는 비관적 분석도 있다. 중 관영 영자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17일 사설에서 “이번 대북 특사는 당 대회 결과를 알리기 위한 것일 뿐”이라며 “과도한 기대를 하는 건 현명치 않다”고 지적했다. ‘쑹타오 부장이 마법사는 아니다’라고도 표현했다.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는 건 북한과 미국의 결정에 달린 것이지 중국의 역할을 과대평가할 수 없다는 게 이 사설의 주장이다.

대북 특사로 평양에 파견된 쑹타오 부장이 언제까지 북한에 머물지 체류기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김정은이 시 주석과 교류한 건 지난달 중국 제19차 공산당 대회 직후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의 집권 2기를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시 주석이 이에 감사한 게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