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1000만원대 벤츠 판매? 다단계 여부 조사 검토"

by최훈길 기자
2016.01.16 19:14:04

회원 7명 모이면 수입차 1000만원대 판매영업 극성
내주부터 실태 파악,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 검토
다단계 피해자 우려에도 업체는 "공동판매"

메르세데스 벤츠는 ‘2016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 신형 E클래스를 공개했다.(사진=메르세데스 벤츠)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회원 7명을 모으면 7000만원대 벤츠를 1000만원대에 판매한다는 수입차 영업이 잇따르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다단계 여부를 판단, 위법 여부를 가리기로 했다.

장덕진 공정위 소비자정책국장은 16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이 같은 영업에 대해 “방문판매법 위반 소지 여부를 살펴보겠다”며 “다음 주부터 세밀하게 내용을 살펴보고 문제가 있다면 (공식적인) 조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해당 영업행태가 제보된 부산사무소와 협조해 내주부터 본격적인 실태 파악부터 나설 계획이다.

부산사무소에 접수된 제보 등에 따르면, 경남 거제시의 한 자동차판매 사무실에는 7700만원짜리 벤츠 E클래스를 1790만원에 살 수 있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 업체는 회원 7명이 모이면 이 같은 판매가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최초 가입자가 가입비 1770만원을 회사에 내고 지인 2명을 데려오고 이들 지인도 각각 1770만원을 내고 2명씩 더 데려와 총 가입자가 7명이 되면, 최초 가입자가 벤츠를 받는 구조다.



현재 본점이 있는 거제에는 이 같은 사무소가 3호점까지 점포를 냈고 수원 등 수도권에서도 관련 상담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제에서는 수천 명이 회원으로 가입했고 최근 들어 회원 수가 급증 추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최근 수입차 판매시장이 커지면서 저렴하게 수입차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를 노린 영업행태도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위는 이 같은 판매 구조가 다단계 사기 방식과 유사한지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다단계 금융 사기 방식은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을 지급하는 구조다. 현행 방문판매법은 미등록 다단계 영업과 사행적 판매원 모집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납입금을 초과하는 금액을 미래에 지급한다고 약속했다면 유사수신행위 규제법에도 저촉될 수 있다.

해당 업체는 “다단계 판매가 아니라 공동구매 판매”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회사가 중간에 돈을 챙겨 청산하거나 회원이 추가로 모이지 않을 경우 피해자가 양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