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음료가 `박카스` 눌렀다

by장영은 기자
2012.06.22 12:00:00

핫식스·레드불 기세에 박카스·비타500 `화들짝`
3월부터 매출 역전..시험기간·스포츠시즌 성수기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6월 22일자 22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기말과제를 마무리하기 위해 밤샘 작업을 하고 있는 대학생 장준혁씨는 피곤이 몰려올 때마다 에너지음료를 마시곤 한다. 지난 중간고사 때도 도서관에서 공부하면서 에너지음료를 입에 달고 산 경험이 있다. 

최근 들어 젊은층을 중심으로 에너지음료 소비가 늘면서 피로 회복음료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20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에서 공통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에너지음료인 핫식스와 레드불의 기세에 기존 피로 회복제 상품인 비타500과 박카스, 생생톤의 점유율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곤할 때 마시는 음료 선호도가 갈색병에 담긴 병 음료에서 캔 에너지 음료로 바뀌는 양상이다.


▲ 자료: 씨유

올해 3월에는 사상처음으로 에너지음료의 매출이 기존 피로회복제(드링크)를 앞질렀다. 씨유(舊 훼미리마트)가 국내에 레드불이 처음 출시된 지난해 8월 이후 에너지음료와  드링크음료의 매출 구성비를 분석해 본 결과다. 작년 8월 에너지음료의 구성비는 24.4%에 불과했으나 매월 에너지 음료의 구성비가 점차 커지더니 올해 3월에는 51.2%를 기록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지난 4월에는 그 격차가 더욱 커져서 에너지음료 구성비가 58.4%까지 올랐다.

이런 현상은 다른 편의점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세븐일레븐에서는 에너지음료의 성장세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핫식스의 전월대비 매출은 3월에는 70.1%, 4월에는 70.9% 뛰었으며 레드불은 45.1%, 55.2% 증가했다. 이에 비해 박카스는 33.4%, 28.8% 늘어났고 비타500 26.6% 18.1% 늘어나는데 그쳤다.



GS25의 경우도 전월대비 매출 증가율을 3~4월이 각각 58.5%, 51.5%로 2월(12.6%), 5월(4.9%)에 비히 눈에 띄게 높게 나타났다. 같은기간 박카스(35.6%, 24.1%)와 비타500(14.1%. 13.4%) 생생톤(17.3%, 14.4%)도 다른 달에 비해 증가율이 크기는 했지만 에너지음료와 같은 폭발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이는 에너지음료의 주 고객이 학생들과 젋은층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기간 동안 중간고사와 대학 축제 등으로 인해 학생들이 에너지음료를 더욱 많이 찾았던 것. 김배근 BGF리테일 음용식품팀 MD는 "에너지음료는 전체 구매 고객 중 20~30대가 58%를 차지 할 정도로 젊은층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피로회복제의 대명사였던 갈색병 피로회복음료는 점차 매출 구성비가 낮아지고 에너지 음료가 대표적인 피로회복용 음료로 급부상했다"고 말했다. 
 
박카스와 비타500에 대한 의존도가 큰 동아제약과 광동제약 입장에서는 최근 에너지음료의 돌풍이 위협적일 수 밖에 없다.

이에따라 업계에서는 기존 피로회복제 시장을 꽉 쥐고 있던 박카스, 비타500과 에너지음료의 한판 대결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 여름 날씨가 유난히 더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다 프로야구, 유로 2012, 런던올림픽 등 국내외 대형 스포츠이벤트까지 겹치면서 피로 회복제에 대한 수요가 어느때보다 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신규로 시장에 진입하려고 대기하고 있는 에너지음료들도 줄을 섰다.

강남의 클럽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리차지`는 다음달부터 홈플러스익스프레스를 통해 본격적으로 일반 판매를 확대하며 소비자들을 공략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 편의점 상위 3사와도 시판 여부를 두고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판매 2위인 미국의 `몬스터에너지`도 국내 시장에 직접 진출한다는 이야기가 솔솔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