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강력한 안보 협력체 탄생…북중러 대응 신냉전은 경계”
by윤정훈 기자
2023.08.20 16:20:06
국내 외교 전문가 한미일 정상회의 평가
쿼드, 오커스 능가하는 인태 협력체 탄생
정상회의 정례화로 대외 불확실성 감소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표준 제정 참여
북중러 신냉전 고착화 우려...중국과 외교해야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된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해 한국 외교 전문가들은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를 뛰어넘는 안보협의체가 탄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미일 연대와 북중러의 냉전 대결구도가 고착화할 것이라는데는 우려를 표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을 마친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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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욱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장은 “쿼드,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를 능가하는 인도태평양지역 협력체가 만들어졌다”며 “안보뿐 아니라 첨단산업에 있어서도 표준을 만들 수 있는 ‘룰 메이커’가 된 만큼 한미일 협력체의 의미는 크다”고 총평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미일 정상회담이 제도화된 만큼 불확실성이 크게 줄어들었다”며 “미국 대통령이 바뀌더라도 구조적으로 흔들 수 없고, 한일 간에도 갈등이 생기더라도 정기적인 대화의 창구가 열려 있다는 점에서 돌파구를 마련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정대진 한라대 교수는 “이번 정상회담 결과는 국력 신장, 글로벌 지위 상승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안보로 시작했지만 향후 인태 지역의 발전과 탈냉전, 세계화를 위한 건강한 협의체로 발전시켜야 나가야겠다”고 진단했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외교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에서 3국 정상은 ‘캠프데이비드 정신’ 공동성명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이에 국제사회에서 한미일 대(對) 북중러 대립 구도가 고착화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양무진 북한대학교대학원 교수는 “한반도를 둘러싼 진영 간 대립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한반도의 분단선을 기준으로 냉전 대결구도가 고착화하고 군비경쟁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한미일 연대는 이 정도로 하고 최근 중국 관광객 허용 등을 계기로 경제, 사회분야 중심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재설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은 여전히 동아시아 세력이 중요한 국가이며 북한 문제 해결에 있어서 영향력이 있다”며 “잘못한 부분에 대해 지적은 하면서, 한중 관계 유지를 위한 외교를 지속해야 한다”고 전했다.
정대진 교수는 “단기적으로 중국의 반발과 불편한 긴장감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인도태평양에서 한미일 협의체를 기반으로 주도권을 가져가되 포용과 개방성을 가지고 중국이 동참할 수 있도록 길을 터야한다”고 했다.
중국의 경제보복을 두려워하지 말고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자는 반대 의견도 있다. 김 교수는 “중국이 한국에 경제보복을 하면 미국과 일본에게도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각오를 해야하는 상황이 된 것”이라며 “미중 간의 제로섬 경쟁에서 중국 때리기가 효과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함께하는 것은 시대적인 상황에 맞는 조치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일본에 대해서도 이번 회담을 계기로 할 말을 해야한다는 지적도 있다. 박원곤 교수는 “한미일 안보협의체를 통해 일본 자위대가 우리 영해에 들어오는 문제를 확실하게 선을 긋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얘기할 필요가 있다”며 “협의체는 실질적으로 활용한 만한 기제이고, 첫 단추를 뀄으니깐 얼마나 연속적으로 끌어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