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사단` 전진배치…정치·경제 공정경쟁 확립 총대 멘다

by박일경 기자
2019.07.28 16:02:56

내달부터 `불공정경쟁 척결` 드라이브 본격화
내년 총선 사정총괄 `대검 공안부장` 박찬호
서울중앙·남부지검장에 23기로 二重방어 구축
두 번 영장기각된 삼성바이오에도 수사력 보강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윤석열 (59·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이 취임 하루 만인 지난 26일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했다. 31일부터 시행되는 이번 인사에선 윤 총장과 함께 적폐수사를 맡아왔던 이른바 `윤석열 사단`을 전진배치했다. 대검찰청 검사장급 부장검사 7명 가운데 3명이 윤석열 사단 검사들로 채워졌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윤 총장을 보좌하다 대검 과학수사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두봉(55·25기) 1차장까지 넓히면 최대 4명에 달한다.

이를 토대로 윤석열 호(號)는 다음 달부터 불공정 경쟁 척결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관측된다. 윤 총장이 취임사에서 가장 힘줘 언급한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이 그 것으로,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깨끗한 선거관리로 정치분야 공정경쟁을 실현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등을 철저히 규명함으로써 경제에서도 공정경쟁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21대 총선 때 부정선거 사범 수사를 책임질 대검 공안부장은 박찬호(53·26기)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가 임명됐다. 박 검사장은 국정원 댓글 사건 재수사를 비롯해 국군기무사령부의 세월호 유가족 불법 사찰 의혹 등 전 정권 수사를 담당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방위사업수사부장 등을 거친 특수통 검사다.

아울러 윤 총장과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인 배성범(57·23기) 광주지검장을 검찰 2인자인 서울중앙지검장에 앉혀 선거사범 수사 지휘라인을 공고히 했다. 전임자인 윤 총장이 주도한 정보경찰의 선거개입 사건 등 공소를 유지해야 하는 배 검사장은 광주지검장을 맡아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부인하며 희생자와 유가족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 전 대통령을 법정에 세우는 데 기여했다.

여기에 차기 총선이 다가오면서 서울중앙지검 못지않게 위상이 높아진 서울남부지검장에는 송삼현(57·23기) 제주지검장이 기용됐다. 현재 서울남부지검은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처리과정에서 남발한 정치권의 고소·고발전으로 여야 국회의원 100여명의 명운을 쥘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송 검사장 역시 윤 총장과 1994년 연수원을 같이 수료한 23기다. 전국 일선검찰의 선거수사를 총괄할 컨트롤타워인 대검 공안부장을 윤석열 사단으로 배치하고 외압을 막아줄 방어막을 검찰총장과 동기로 겹겹이 쌓았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윤 총장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한동훈(46·27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의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발탁 또한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삼성바이오 회계부정 사건을 계속 진두지휘할 전망이다. 한 검사장은 윤 총장과 `최순실 게이트`를 담당하던 국정농단의혹사건 수사특별검사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기소했다.

한 검사장 외에 대검 기획조정부장은 이원석(50·27기) 서울고검 검사가 맡았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던 2016년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한 검사다. 대검·부산지검 등에서 윤 총장과 근무했다. 금융수사에 밝아 삼성바이오 회계부정 수사에 있어 한 검사장과 손발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지 않는 특수수사 전문가가 대거 수혈된 점도 특색있는 부분이다. 이번에 발령 난 고위 간부 39명 중 80%가량이 특수통일 정도다. 검사장 승진한 문홍성(51·26기) 대검 선임검찰연구관은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방산비리 합동수사단 부단장 등을 거쳐 대검 인권부장에 기용됐다. 지난 2015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시절 포스코 비리 수사를 지휘한 조상준(49·26기) 부산지검 2차장검사도 대검 형사부장에 발탁됐다. 대검 공판송무부장으로 임명되며 역대 3번째 여성 검사장에 오른 노정연(52·25기)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 한 명을 빼곤 대검 부장 7명 중 6명이 특수통 출신이다.

이는 최근 검찰이 수행하고 있는 각종 특수수사 화력을 보강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 한 고위관계자는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두 번이나 기각됐지만 검찰은 결국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 위반을 사유로 본류인 분식회계 혐의로 기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