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욕 찌든 '세태풍자'…어른 위한 동화 '난쟁이들'
by이윤정 기자
2015.03.08 15:30:00
신데렐라·인어공주 등 원작비튼 창작뮤지컬
2013년 ''뮤지컬하우스 블랙 앤 블루'' 최종 선정
"어른들 공감하는 내용 동화에 접목
성에 관한 얘기도 솔직하게 풀어내"
4월26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 뮤지컬 ‘난쟁이들’의 한 장면(사진=방인권 기자 bink71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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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늘 몰려다니는 엘리트귀족 집안의 허세 가득한 왕자들이 등장했다. 현란한 골반 웨이브를 선보이며 객석까지 난입해 부른 노래는 ‘끼리끼리’. “아무도 입 밖으로 말하진 않지만 변하지 않는 세상의 법칙. 사람들은 끼리끼리 만나.” 동화 속 캐릭터지만 흥얼거리는 노래는 현 세대를 향해 있다.
우리가 알던 동화 속 주인공들을 유쾌하게 비튼 창작뮤지컬 ‘난쟁이들’이 관객을 찾아왔다. 2013년 젊고 재능 있는 신진 창작자를 대상으로 국내 창작뮤지컬 개발을 위해 기획한 ‘뮤지컬하우스 블랙 앤 블루’의 최종 선정작으로 선택받은 작품이다. 이후 송승환 프로듀서의 PMC프로덕션이 제작사로 나섰고 지난해 제3회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의 예그린앙코르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충무아트홀과 공동제작이 이뤄졌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졸업생인 이지현(33) 작가와 황미나(30) 작곡가의 프로 데뷔작이다. 이 작가는 “‘재미’와 ‘공감’을 둘 다 잡기 위해 노력했다”며 “세태 풍자 등 어른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동화와 접목했다”고 설명했다.
‘난쟁이들’은 동화나라의 평범한 난쟁이인 주인공 찰리가 왕자가 돼 공주를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백설공주’ ‘신데렐라’ ‘인어공주’ 등의 동화에 과감한 상상력을 입혔다. 신데렐라와 백설공주는 욕을 입에 달고 색을 밝히며 ‘인생 한방’을 노리고, 극 중 마녀는 “개천에서 용이 나오지 않는 시대”를 일갈한다. 여기에 남성에게 의탁해 안정된 삶을 꾀하려는 여성의 심리상태를 가리키는 ‘신데렐라 콤플렉스’가 남성에게도 해당할 수 있음을 경쾌하게 풀어냈다.
15세 미만 관람 불가다. 성적인 농담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기 때문. 이 작가는 “식욕, 물욕과 함께 성욕도 빼놓을 수 없는 욕망”이라며 “동화적으로 솔직하게 써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동연이 연출을 맡았다. 찰리 역에 배우 정동화·조형균, 인어공주 역에 백은혜, 백설공주 역에 최유하, 신데렐라 역에 전역산이 나선다. 이외에도 배우 우찬, 송광일 등이 출연한다. 김 연출은 “기발한 상상력에 맛깔스러운 음악이 추가됐다”며 “수정과 보완 과정을 거쳐 완성도 높은 공연을 올리고자 준비했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오는 4월 26일까지. 1666-86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