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 '조용한 설 명절' 보낼 듯.. 경영현안 구상

by오희나 기자
2015.02.13 09:38:28

정몽구·구본무·허창수·김승연 회장, 자택서 경영구상
이건희 회장, 병상서 설 맞아.. 최태원 회장, 옥중 설 보내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대기업 총수들이 이번 설 연휴 때 대부분 자택에 머물며 차분하게 경영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와 실적악화로 어려움을 겪은 데다 연초부터 정치권을 중심으로 대기업 증세 논란이 이는 등 올해도 경영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설 연휴 기간에는 별다른 계획 없이 자택에 머물며 올 한해 경영구상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1월 1일 양력설을 쇤다.

정 회장은 최근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자동차 산업 침체가 지속되는 데다 원고-엔저의 어려운 환율여건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올 한해 사업목표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점검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현대차그룹이 2018년까지 81조원을 투자하는 대규모 투자계획의 원년인 만큼 향후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꼼꼼히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올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착공예정인 현대차(005380) 중국 4·5공장 건설과 관련된 현안들을 점검하며 중국 자동차시장 공략에 대해서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한남동 자택에서 경영 구상을 할 예정이다. LG그룹의 총수 집안도 음력설 대신 양력설을 쇤다.

올해로 취임 20주년을 맞은 구 회장은 올해에도 시장선도 제품에 초점을 맞춰 경영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신년사에서 “올해 사업환경은 여전히 어려워 보이지만 기필코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굳은 각오로 방법을 찾고 힘을 모아 철저하게 실행해야 한다”며 최고의 고객 가치 담은 시장선도 상품으로 성과를 창출하자고 당부한 바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서울 가회동 자택에서 가족과 차례를 지내며 휴식을 취한다. 지난해 말 경영에 복귀한 김 회장은 그룹의 가장 큰 현안인 삼성그룹 방산·화학부문 4개 계열사 인수 이후 그룹 경쟁력 강화 방안을 숙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허창수 GS그룹 회장도 서울 동부이촌동 자택에서 차례를 지낸 뒤 가족들과 휴식을 취하며 경영구상에 전념할 예정이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에 재추대된 허 회장은 3기 체제를 맞아 전경련의 이미지 쇄신 방안 등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허 회장이 총수인 GS그룹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GS칼텍스가 저유가 여파로 지난해 역대 최대인 456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만큼 그룹의 돌파구를 찾기위한 방안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탈세·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다음 달로 예정된 공판을 준비하며 조용한 설 연휴를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지금까지 10여차례 열린 공판에 모두 참석해왔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이웅열 코오롱 회장도 자택에 머물며 가족들과 함께 설을 보낼 예정이다.

한편 9개월째 입원 중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으며 설을 맞이한다. 현재 이 회장은 하루 15∼19시간 깨어 있으면서 휠체어 운동을 포함한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입원 중인 삼성서울병원과 자택을 오가며 설 연휴를 보낼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과거 설과 추석 등 연휴 기간에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거나 사업파트너를 만나러 출장길에 오르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수감 중에 설을 맞는다. 재계의 가석방 요청에도 지난달 가석방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 최 회장은 올해 3번째로 옥중에서 설을 맞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