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동욱 기자
2013.10.15 10:12:54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지난 2008년 이후 국토교통부가 발주한 4대강과 도로공사에 1조4000여억원이 넘는 국고가 설계 변경 등의 이유로 추가로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애초 사업 타당성 등을 잘 따져본 뒤 사업을 추진했더라면 아낄 수 있었던 돈이었지만 불필요한 설계 변경으로 혈세만 낭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문병호 민주당 의원은 국토부가 제출한 ‘2008년 이후 30억 이상 도로 공사비 증감 현황’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도로공사에서만 설계 변경으로 4892억원, 공사 지연으로 2451억원 등 총 7343억원의 공사비가 증가했다고 15일 밝혔다. 여기에 국토부가 직접 발주한 4대강 공사(8조6000억원)의 경우 설계 변경으로 증가한 공사비가 68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부가 4대강 및 도로공사의 단 두 종류의 공사에서만 설계 변경과 공사 지연 등의 사유로 1조4163억원의 국고를 낭비한 것이다.
세종시 도시건설을 담당하고 있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의 경우 세종시 주변의 6개 도로 공사에서만 설계 변경으로 401억9100만원의 공사비를 낭비했다.
국토부는 물가 변동과 현지 여견 변동 등의 사유로 설계를 변경한 것으로 조사됐다. 행복청은 공사 과정에 비위가 발견돼 설계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설계 변경에 따른 공사비 증가로 이득을 가장 많이 본 건설사는 대우건설로 총 644억원의 추가 이득을 챙겼다. 삼성물산은 446억원, 코오롱글로벌은 305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문 의원은 “국가 재정사업에 대한 심사와 평가를 담당할 상설기구를 설치해 경제성과 타당성을 엄밀히 검증하고, 불필요한 설계 변경을 통해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할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