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車 첫 테이프도 못 끊고 차값에 `발목`

by원정희 기자
2012.02.07 10:55:04

정부 전기차값 "원가이하로"..車업계 "너무하네"

[이데일리 원정희 기자] 당초 올해초 정부·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본격 공급될 예정이었던 전기차가 정부와 업계의 이견으로 차값 산정이 늦어지면서 공급도 지연되고 있다.

정부는 전기차 초기 시장 창출 차원에서 원가보다 낮은 가격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업계는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7일 정부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000270)는 레이의 전기차 버전인 레이EV의 가격을 5000만원 정도로 예상했지만 환경부의 전기차보급추진테스크포스팀(TFT)에서는 원가보다 낮은 4200만원을 요구하고 있다.

▲ 레이EV(위)와 SM3 ZE
환경부 TF 한 관계자는 "기업에서도 투자의 의미가 있고, 초기 보급확대를 위해 가격을 원가보다 낮게 해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가격만 해도 2000만원"이라며 "개발비 등까지 감안할 때 4200만원은 우리가 당초 생각했던 값보다 너무 낮다"고 반발했다.



이런 상황은 르노삼성자동차도 마찬가지. 르노삼성 역시 준중형 SM3의 전기차 버전인 SM3 ZE의 가격을 6600만원으로 정부에 제시했다.

하지만 정부에선 SM3 ZE(현지명 플루언스 ZE)의 유럽 판매금액을 원화로 환산하면 5400만원 수준으로 한국시장에서 더 비싸게 파는건 곤란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상태여서 역시 이견을 보이고 있다.

르노삼성은 SM3 ZE는 현재 터키에서 생산해 수입하는 구조이고 차급도 준중형이기 때문에 다소 비쌀 수 있지만 올해말 부산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하면 가격은 낮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레이 EV의 경우 정부의 안대로 4200만원으로 차값이 정해지더라도 세제혜택 최대 554만원과 보조금 대략 1500만원을 감안해도 최종 공급가격은 2146만원에 달한다.

SM3 ZE 역시 차값을 5400만원으로 낮추더라도 세제혜택 최대 420만원, 보조금 1940만원을 빼도 3040만원이나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