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價 하락기에 경쟁력 보여준 삼성·하이닉스

by조태현 기자
2011.07.29 10:03:08

삼성전자 2Q 반도체 영업이익률 19.6%…하이닉스 16%
"경쟁사比 원가경쟁력 우수…제품 라인업도 긍정적"

[이데일리 조태현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하이닉스반도체가 반도체 가격 하락기에서 변치 않은 경쟁력을 과시했다.

주요 경쟁사가 적자에 허덕인 반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000660)는 2분기에도 선전한 실적을 내놓은 것.


삼성전자는 29일 실적발표를 통해 2분기 반도체 사업부의 매출액은 9조1600억원, 영업이익은 1조79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12% 감소한 5조8900억원. 반도체 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19.6%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11.3%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앞서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하이닉스는 매출액 2조7580억원과 영업이익 447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16%.

램버스와의 소송에 대비해 쌓아둔 충당금이 일부 환입되면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해서 경쟁사에 비해서는 우월한 실적이라는 것이 업계와 증권가의 공통된 시각이다.

반면 글로벌 경쟁사의 실적은 악화됐다. 특히 대만기업은 지난 2분기에 대규모 적자를 냈다.

마이크론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1억3900만달러(한화 약 2조5600억원)와 2억3700만달러(약 2800억원). 영업이익률은 11%지만 이번 영업이익에는 일본 팹 매각 대금 5400만달러(약 650억원)이 포함됐다.



난야와 이노테라, 파워칩 등 대만 업체의 실적은 대규모 적자. 3개 회사는 지난 2분기에 각각 영업이익률 -57%, -34%, -34%를 기록했다. 난야의 영업손실은 65억3000만대만달러(약 2350억원)에 달한다.



대만 반도체 가격정보 웹사이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4월부터 6월까지 D램 주력제품인 DDR3 1Gb 128Mx8 1066MHz의 고정거래 가격은 0.97달러에서 0.92달러까지 떨어졌다.

반도체 가격 하락기에도 국내 업체들이 외국 업체에 비해 우수한 실적을 달성한 셈이다. 현재 같은 제품 가격은 0.75달러까지 떨어져 사실상 대만 업체의 원가 이하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 업체가 경쟁사에 비해 우수한 실적을 달성한 배경은 크게 두 개로 풀이된다. 하나는 원가경쟁력.

국내 업체는 현재 D램 생산 시 40나노급 공정을 주력으로 30나노급 공정의 비중을 높여나가고 있다. 반면 대만 업체는 60나노급과 50나노급 공정을 주력 공정으로 삼고 있다.

산술적으로 한 세대 나노 공정을 앞당기면 제품 생산량이 1.6배 늘어난다. 두 세대 앞당기면 2.5배 정도. 수율 문제 등을 고려하더라도 국내 업체의 원가 경쟁력이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는 셈.

또 다른 이유는 프리미엄급 제품 비중. 모바일·그래픽·서버용 D램의 가격은 일반 PC용 D램 가격보다 비싸다. 국내 제조사는 프리미엄급 제품 비중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 콜을 통해 연말까지 프리미엄급 제품의 비중을 전체 매출에서 7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었다. 하이닉스의 프리미엄급 제품 판매 비중은 2분기 말 현재 전체 D램의 70%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