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타고 떠나는 시간여행…수원 화성

by조선일보 기자
2008.04.10 10:27:00

1년 52주 당일치기 여행
정조의 후예답게… TV 속 주인공처럼…

[조선일보 제공] 요즘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華城)을 찾는 가족들이 많다. 숭례문이 타버린 이후 문화재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진 것일까. 아니면 드라마 '이산'의 영향 탓일까. 수원 화성은 전철 타고 수원역까지 가서 찾아가는 것이 가장 편하고 경제적이다. 화성 일주가 부담스런 가족이라면 먼저 화성 행궁에 가서 무료 공연을 관람하고, 점심식사 후 연무대로 이동해서 활 쏘기 체험을 즐겨보자.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화성 열차를 타고 연무대(鍊武臺)를 출발, 벚꽃 활짝 피는 팔달산까지 다녀와도 좋겠다.



오전 11시 전에 수원 화성에 도착하자. 팔달문 근처의 화성 행궁(行宮) 정문인 신풍루 앞 광장에서는 매일 오전 11시(월요일 제외)에 '무예24기' 공연이 펼쳐진다. 조선시대 군복을 차려입은 무예24기 보존회 단원들이 30분 가량 현란한 무예를 선보인다. 활 쏘기, 대나무 베기, 장창, 교전 등 전통 무예가 하나하나 끝날 때마다 박수가 터진다. 무예24기란 조선 최정예 국왕 호위부대 장용영(壯勇營) 중 화성에 주둔했던 외영(外營) 군사들이 익혔던 무예를 말한다. 활달한 무예를 감상한 후 군사들과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다. 

▲ 수원 시티투어 버스를 이용하면 KBS 드라마 세트장을 둘러볼 수 있다.


공연 관람 전후로 화성 행궁 안을 한 바퀴 돌아본다. 화성 행궁은 정조 20년(1796년)에 지어졌다.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을 참배하는 길에 화성에 들르거나 노후에 머물 경우를 대비해 행궁도 함께 짓게 했다. 화성 행궁은 일제 강점기 때 파괴되는 시련을 겪은 후 2002년 전체 576칸 중 482칸이 복원됐다. 문화관광해설사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시 정각에 안내를 해준다.

화성 행궁 앞에서는 요일에 따라 다양한 공연이 열리니 관심이 있다면 점심식사 후 돌아와도 좋겠다. 11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는 궁중무용, 탈춤 등으로 이뤄진 토요 상설 공연이 펼쳐진다. 매주 일요일 오후 2시에는 '장용영 수위의식'이 거행된다. 정조를 비롯해 병조판서, 장용대장, 별감, 내관, 궁녀, 포수, 궁수 등 잘 차려 입은 대역들이 등장해 성대한 느낌이다.



화성행궁 인근에 화성옥(031-256-7002), 화성별관(031-243-3900) 등의 식당이 있다. 화성옥(추어탕 7000원·추어한정식 1만5000원·추어튀김 3만원)은 추어탕으로 이름났고, 화성별관은 깔끔한 한정식집으로 점심을 1인당 1만5000원부터 즐길 수 있다.



화성 행궁에서 연무대까지는 걸어서 15분 거리다. 연무대(동장대) 옆에는 전통 활 쏘기 체험장이 있다. 1000원짜리 체험권을 구입하면 5개의 화살을 쏠 수 있게 해준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40m 떨어진 과녁을 향해 활을 쏘는데 팽팽한 줄에서 화살이 힘차게 튕겨 나가는 순간 짜릿한 쾌감이 전신에 흐른다. 가장 먼 과녁까지의 거리는 145m. 정조도 이곳에서 활 쏘기를 즐겼으며 10발 중 9발은 과녁 중심부에 맞추는 실력이었다고 한다.


최고 시속 29㎞인 화성열차는 수원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2002년 처음 2대(각각 54인승)가 선보였으며 올해 3월에 3호기(49인승)가 추가됐다. 연무대-화홍문-수원천-장안문-장안공원-화서문-정조 동상-팔달산 코스(3.2㎞)를 운행한다.

디젤 엔진을 장착한 동차(動車)는 용의 머리 모양을 하고 있고 세 칸짜리 객차(客車)는 임금이 타던 가마의 모습을 본떠 만들었다. 탑승 시간은 편도 30분. 화성의 여러 건축물들을 지날 때마다 간단한 안내방송이 흘러나온다. 연무대 승차장 기준 출발 시간은 오전 9시50분~오후 5시20분 하루 12회. 편도 요금 어른 1500원·청소년 1100원·어린이 1000원. 월요일과 비 오는 날에는 운행하지 않는다.




▲ 화성 행궁에서 펼쳐지는 "무예24시" 공연은 활달한 기운으로 넘친다, 이를 볼려면 오전 11시 이전에 도착하자



수원의 명소를 구석구석 편하게 보고 싶다면 수원시티투어를 이용해도 좋다. 수원역 4번 출구 부근 수원관광안내소 옆의 주차장에서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초록색으로 치장된 시티투어버스가 출발한다. 코스는 수원역-서장대-화성행궁-연무대 전통활쏘기 체험-월드컵경기장 경유-KBS 수원센터 드라마 야외세트장-수원역.

시티투어는 약 3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영어, 일어 등을 구사하는 가이드가 동승한다. KBS 수원센터 드라마 야외 세트장에는 1890~1960년대의 거리 모습이 재현돼있다. 한옥, 일본식주택, 동양극장, 은행, 관공서, 술집, 다방, 장터, 서대문형무소 등의 건물 사이사이를 걷다 보면 관람객들도 TV의 주인공이라도 된 듯한 즐거움에 젖는다.

시티투어 이용 희망자는 인터넷 예약 후 요금을 미리 입금해야 한다. 시티투어 탑승료는 어른 8000원, 초·중고생 5000원,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 4000원, 미취학어린이 3000원.


수원역-화성 행궁: 수원역 '북측 정류장'에서 11, 13, 36, 39번 버스 이용

수원역-연무대: 수원역 건너편 '파리바게뜨' 앞에서 7, 77-1, 60, 660번 버스 이용

화성 행궁-연무대: 북수동 성당 맞은편에서 7, 77-1, 60, 660번 버스 이용



동수원4가(팔달문 방면)→중동4가(우회전)→팔달문로터리(직진)→종로4가(좌회전)→화성 행궁

: 수원 나들목→동수원4가(직진)→중동4가(우회전)→팔달문 로터리(직진)→종로4가(좌회전)→화성 행궁

(031)228-3086 www.suwon.ne.kr, 수원화성 운영재단: (031)251-4435 http://hs.suwon.ne.kr, 수원시티투어: (031)256-8300 www.suwoncitytour.com, KBS 수원센터: (031)219-8027 http://office.kbs. co.kr/suwon/, 수원역관광안내소 (031)228-4672, 화성 행궁 매표소 (031)228-4677, 화성 행궁 안내소 (031)228-4480, 연무대 안내소 (031)228-27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