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싸기 3人 3色

by조선일보 기자
2006.09.21 12:25:00

쉽고 맛있게 그리고 예쁘게

[조선일보 제공]
 

 


프랑스 파리에 있는 요리학교 ‘코르동블루’에서 즐겨 만들어 먹던 샌드위치다. 함께 공부하는 동료들과 먹고 떠들던 추억을 되살려 만들어봤다. 배고픈 학생 시절이라 ‘짬뽕 스타일’로 아무 재료나 마구 집어넣었지만, 왜 그리 맛 있던지. 대형마트나 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이라, 한국에서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맛이 서로 다른 두 가지 소스를 곁들였다. 불고기, 돈가스는 고열량이라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래서 생 파인애플을 넣었다. 파인애플은 지방과 단백질 분해효과가 뛰어나 소화를 도울 뿐 아니라 다이어트 효과도 있다. 하지만 설탕시럽에 담겨 나오는 캔 파인애플은 이런 효과가 별로 없다.


●재료: 호박 2/3개, 사과 반 개, 청상추, 양상추, 레몬 슬라이스 3쪽, 돈가스 1장, 쇠고기(불고기용)200g, 양파 반 개, 숙주 150g, 포도씨유 2큰술, 바게트(30㎝) 1개, 생 파인애플
●블루베리소스: 블루베리잼 2큰술, 마요네즈 2큰술, 다진 양파 1큰술, 후추 조금
●겨자소스: 양겨자 1큰술, 마요네즈 2큰술, 다진 양파 2큰술, 겨자씨 1작은술, 후추 조금
●불고기양념: 진간장 2큰술, 깨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다진 대파 1큰술, 참기름 1큰술, 설탕 1큰술, 후추 조금

① 큰 그릇에 블루베리소스와 겨자소스 재료를 각각 넣고 잘 섞는다.
② 큰 그릇에 불고기양념 재료를 잘 섞은 뒤 쇠고기를 넣어 재운다. 프라이팬을 달궈 식용유를 두르고 양념에 재운 고기를 볶는다. 고기가 대충 볶아졌을 때 양파와 숙주를 넣고 국물이 졸아들도록 익힌다.
③ 돈가스는 섭씨 175도로 예열한 식용유에 노릇하게 튀긴다. 애호박은 0.5㎝ 두께로 잘라 석쇠에서 앞뒤로 노릇하게 굽는다. 청상추는 반으로 자르고, 양상추는 채썬다. 파인애플과 사과를 0.5㎝ 두께로 잘라 삼각모양으로 썬다. 파인애플은 석쇠에 살짝 굽는다.
④ 바게트는 가운데에 2줄로 칼집을 넣고 버터를 바른다. ③의 청상추와 양상추를 깐 다음, 돈가스와 불고기, 애호박, 파인애플, 사과, 레몬 슬라이스로 채운다. 블루베리소스와 겨자소스를 골고루 뿌려준다.
⑤ 바게트 샌드위치를 면실로 묶고 유산지로 싼다. 먹기 전 중간 쯤에 칼집을 넣으면 먹기 좋게 썰어진다.




피크닉이 뭐 별건가? 거창한 음식은 필요 없다. 평소 집에서 먹던 음식을 집 앞 텃밭, 아니면 동네 공원에 가져가 먹어보면 어떨까. 옛날 사람들이 농사일 하다가 새참 먹던 생각이 나서 함지박에 반찬과 밥을 담아봤다. 원래 병어조림을 즐겨 먹는데, 요즘 제철인 전어를 이용해봤다.



●재료: 다진 쇠고기 1컵, 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 1큰술, 고추장 2컵, 꿀 1/4컵, 설탕 1/4컵, 배즙 1/2컵, 참기름

① 냄비에 쇠고기, 마늘, 참기름을 넣고 볶는다. 고기가 익으면 고추장을 넣고 고루 섞어가며 볶아준다.
② 중불에서 고추장이 잘 볶아지면 설탕과 꿀을 넣고 섞어주다가 고추장이 되직해지면 배즙을 넣는다.
③ 약한 불에서 고추장을 볶다가 마지막에 참기름(마무리용)을 넣고 버무리듯 볶는다.



●재료: 쇠고기 300g, 참기름 1큰술, 물 2큰술, 간장 2큰술, 설탕(꿀) 1큰술, 참기름(마무리용), 후추, 생강·마늘

① 쇠고기는 결대로 가늘게 채썬다.
② 냄비에 참기름을 두른 뒤 쇠고기를 넣고 젓가락으로 볶다가 물을 넣고 끓인다.
③ 국물이 끓으면 생강과 마늘을 넣고 자작하게 조리다가 간장, 설탕(꿀)을 넣고 거의 국물이 졸아들게 한다.
④ 참기름과 후추를 넣어 마무리한다.



●재료: 전어 3마리, 식초 2큰술, 청주 1/2컵, 물 1/4컵
●조림장: 간장 4큰술, 맛술 4큰술, 설탕 1큰술, 물엿 2큰술, 저민 마늘 3쪽, 저민 생강 3쪽, 당근, 무, 죽순, 표고, 고추

① 전어는 내장을 빼고 비늘을 벗겨 몸통에 칼집을 서너 곳 낸 후 식초물에 헹궈 준비한다.
② 냄비에 청주와 물을 넣고 손질한 전어를 넣어 끓인다.
③ 국물이 끓으면 조림장을 넣고 당근, 무, 죽순, 표고를 넣고 약한 불에서 조린다. 고추를 넣어 마무리한다.



●재료: 새송이버섯 400g, 간장 1컵, 맛술 1컵, 고추장



① 새송이버섯을 세로로 반으로 자른다.
② 냄비에 간장과 맛술을 넣고 10분쯤 끓인 뒤 새송이버섯을 넣고 한번 훅 끓인 후 건져내 식힌다.
③ 고추장에 ②의 새송이버섯을 넣고 1~2일 삭힌다. 고추장에 물엿이나 올리고당을 넣으면 짠맛이 덜하다.
④ 새송이버섯에서 고추장을 대충 훑어내고 먹기 좋은 크기로 결대로 찢어 접시에 담는다.



●재료: 된장 5큰술, 고추장 1/2큰술, 고춧가루 1큰술, 꿀 1큰술, 참기름 1큰술, 쇠고기 50g, 표고버섯 2개, 물 5큰술, 풋고추
●밑간양념: 간장 2작은술, 설탕 1작은술, 다진 마늘 1작은술, 다진 파 2작은술, 참기름 2작은술, 후추

① 된장, 고추장, 고춧가루, 꿀, 참기름을 버무려 양념된장을 만든다.
② 쇠고기는 잘게 썰고, 표고버섯은 불려서 기둥을 떼고 채썬다. 밑간양념을 잘 섞어 잘게 썬 쇠고기와 채썬 표고버섯을 양념한다.
③ 뚝배기에 ②의 쇠고기와 표고버섯을 넣어 잠시 볶다가 ①의 양념된장을 넣고 물을 더해 끓인다.
④ 국물이 졸아들어 되직해지면 풋고추를 얹는다.



●재료: 보리새우 50g, 고추기름 1큰술, 간장 1큰술, 설탕 1작은술, 물엿 1작은술, 참기름, 통깨

① 프라이팬에 고추기름을 두르고 약한 불에서 보리새우를 볶는다.
② 보리새우에 고추기름이 고루 스며들면 불을 줄이고 간장, 설탕, 물엿을 넣고 빠르게 섞는다.
③ 참기름과 통깨를 뿌려 마무리한다.
 
 



소파에서 뒹굴기엔 날씨가 너무 아깝잖아. 친구에게 느닷없이 전화해서 소풍 가자, 간단히 말했다. 두 시간 후에 삼청공원에서 만나! 소풍 도시락, 되도록 간단하게 만들고 싶다. 도시락 만들다가 지쳐서 소풍이 귀찮아지면 안되니까. 냉장고 열어서 준비할 수 있는 걸로. 음, 뭐가 좋을까. 그래, 간단한 콩알 주먹밥과 손가락 김밥으로 하자.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이용하면 되니까.


●김밥이라고 온갖 재료 다 넣다 보면 피곤하다. 김밥엔 한 가지 주재료만 넣어 먹어도 맛있다. 평소엔 멸치볶음을 주로 넣어 먹는데, 오늘은 왠지 좀 매콤한 게 당기니까 오징어 고추장볶음을 넣어봐야지. 고추장 볶음엔 일반적으로 쇠고기가 들어가지만, 오늘은 그 대신 (살짝 데친)오징어를 잘게 잘라서 함께 넣어 볶았다. 쫄깃쫄깃 매콤~
●요것만 속에 넣어도 좋고, 옥수수 알갱이를 함께 넣어줘도 좋다. 씹히는 맛이 쫄깃쫄깃하면서 매운 맛을 조금 가라앉혀 준다(옥수수는 깡통 옥수수말고 진짜 찐 옥수수 알갱이).
●시원한 맛을 원하면 옥수수 대신 오이를 잘게 썰어서 함께 넣어도 좋다.
●밥은 참기름과 소금을 약간 넣어 버무려준 후 김밥을 싸야 고소하다.

(오징어 고추장 볶음: 냄비에 고추장 1컵과 물 3큰술을 넣고 볶는다. 살짝 데쳐놓은 오징어(100g)를 넣고 계속 볶는다. 꿀(설탕이든 물엿이든 아무튼 단 것) 3큰술, 참기름 반 큰술을 넣고 조금 더 볶는다.)


파래와 밥(밥은 지을 때 찹쌀을 조금 넣어서 지으면 더욱 차져서 주먹밥으로 만들기에 좋다), 그리고 참기름 약간을 넣고 다 함께 버무린다. 먹기 좋은 조그만 크기로 ‘꿍쳐서’ 미니 주먹밥을 만든다. 모양이 잡히면, 잣(으깨어 도마나 넓은 그릇에 쫙 펼쳐놓은 후) 위에 굴린다. 주먹밥에 잣이 다닥다닥 붙도록 한다. 파래의 시원한 맛과 잣의 고소한 향기가 버무려져 맛있다.



●뻔한 단무지 대신 냉장고 야채 칸에 있는 오이랑 무, 양파. 요것들을 배합초(식초·설탕·소금)로 절여두면 새콤달콤하니 맛있고, 김밥이나 주먹밥에 촉촉한 맛을 더해서 굿.
●음료는 감잎차가 딱 좋다. 걔네들(주먹밥과 김밥 일동)은 감잎차랑 딱 잘 맞는다. 따뜻한 걸 원하면 보온병에, 시원한 게 좋으면 음료수 유리병에 1인분씩 챙기면 간단하다.



그냥 밀폐용기보다 좀 더 다정한 무언가가 없을까. 찬장에서 소쿠리 하나, 도시락 통 하나 꺼내서 음식을 담는다. 소쿠리에는 김밥을 넣었는데, 움직이지 않도록 랩으로 몇 번 돌려서 팽팽하게 한다. 들고 가기 좋고 모양새도 좋도록 천으로 묶는다. 집에 있는 천을 아무거나 꺼내서(정말 아무거나 다 괜찮다) 소쿠리를 묶을 정도로 대충 잘라서 보자기 묶듯 꾹꾹 묶는다. 옛날 학교 다닐 때 엄마가 해주시던 것처럼. 다 묶어서 고정한 후엔 꽃(나는 주로 조화를 잘 이용한다. 집에 굴러다니는 조화를 싹둑 잘라서 그냥 꽂으면 나름대로 예쁘다)을 매듭 사이에 꽂아 간단한 모양을 낸다.

사각 도시락은 잘 고정되도록 집에 있는 뜨개실(이것도 아무 실이나 리본이든 노끈이든 다 좋다)로 십자로 돌려 묶었다. 그 위에는 조화나, 또 다른 천 조각을 하나 넣어서 장식했다. 공원으로 가다 보니, 나팔꽃이며 자잘한 야생화가 싱그럽다. 그것들을 따서 도시락에 장식하니, 조화보다 더 즐겁고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