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에 9억 덜컥 내준 70대...역대 최대 피해

by박지혜 기자
2018.03.19 09:23:33

[이데일리 e뉴스팀] 한 70대 노인이 보이스피싱에 9억 원을 사기당했다. 한 사람이 전화 금융사기로 입은 피해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70대 노인 A씨는 ‘02-112’라고 찍힌 번호의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상대방은 자신을 ‘금융감독원 팀장’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A씨 이름의 대포통장이 범죄에 이용됐다면서 “처벌을 피하려면 범죄에 연루된 피해 금액을 맡겨야한다”고 말했다.

A씨는 그의 말에 정기예금과 보험을 해약해 9억원을 보냈다. 거액의 예금계좌를 해지하고 송금하려는 상황을 수상히 여긴 은행 창구직원이 사연을 물었지만, A씨는 처벌이 두려워 전화를 걸어온 상대가 시키는대로 친척에게 사업자금을 보내는 것이라고 답했다.

결국 A씨의 돈은 ‘02-112’ 번호의 보이스피싱 사기범이 인출해 간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A씨의 9억 원은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 가운데 개인이 당한 최대 금액이다.

사진=픽사베이
이러한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해 금감원이 밝힌 예방법은 다음과 같다.

△전화로 개인정보 유출, 범죄사건 연루 등을 이유로 계좌번호, 카드번호, 인터넷뱅킹 정보를 묻거나 인터넷 사이트에 입력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보이스피싱을 의심해봐야 한다.

△현금지급기를 이용해 세금, 보험료 등을 환급해 준다거나 계좌 안전조치를 취해주겠다면서 현금지급기로 유인하는 전화에도 절대 따라서는 안 된다.



△최근 보이스피싱은 개인·금융거래정보를 미리 알고 접근한 경우가 많다. 전화, 문자메시지, 인터넷메신저 내용을 통해 해당 정보를 제시해도 무조건 신뢰해선 안 된다.

△금융회사를 사칭해 대출을 권유하는 수법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경우엔 반드시 금융감독원을 통해 해당 금융회사가 실재하는지 여부를 확인해야한다.

△문자메시지나 이메일 등으로 수신된 금융회사나 공공기관의 홈페이지는 정확한 주소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지인에게서 온 문자메시지라도 인터넷주소가 포함된 경우에는 클릭 전에 확인 전화를 하는 것이 좋다.

△구직 사이트에 유령회사의 정보를 올려 지원자에게 계좌번호 등을 요구한 사례도 있다. 어떠한 사유로든 금융정보를 요구하는 업체에 대해서 직접 방문하거나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정상적인 업체인지 여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통장이나 현금카드, 체크카드를 타인에게 양도해선 안 된다. 통장이나 현금·체크카드 양도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사항이기도 하다. 위반 시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형사처벌을 받게 됩니다.

△만약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아 피해가 우려된다면 신속히 지급정지를 요청해야 한다. 지급정지란 경찰청 112콜센터 또는 금융회사 콜센터를 통해 가능하다.

△유출된 금융거래정보는 즉시 해지하거나 폐기해야 한다. 발신 전화번호는 조작이 가능해 유의해 텔레뱅킹 사전지정번호제(사전에 등록된 특정 전화번호로만 텔레뱅킹을 할 수 있는 제도)에 가입됐다 하더라도 인터넷 교환기를 통해 발신번호 조작이 가능하다.

△금융회사의 보안강화 서비스에 반드시 가입한다. 금융사 홈페이지를 이용 중에 보안카드번호 등의 입력을 요구하는 팝업화면이 뜨는 경우에는 해당 정보를 입력하지 말고 거래 금융회사에 문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