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중요 메모…열차 내 유실물 각양각색

by권소현 기자
2018.03.12 09:22:55

SRT 지난해 유실물 9189건…휴대폰 최다
1만명당 평균 4.7건…3월에 유실물 가장 많아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고속열차에 물건을 가장 많이 놓고 내리는 달은 3월, 물건은 휴대폰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양이나 중요 메모 등 흔치 않은 유실물 신고도 있었다.

수서고속철(SRT)을 운영하는 SR은 작년 한 해 고객 유실물 현황 분석 결과 총 9189건이 접수돼 고객 1만명당 유실물 개수는 평균 4.7개로 집계됐다. 3월에 5.7개로 가장 많았고 본격 휴가철인 8월이 5.6개, 6월이 5.5개로 뒤를 이었다.

품목별로는 전자제품이 전체 9189건 중 2019건(21.9%)으로 가장 많았고 그중에서도 휴대폰이 1017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계절마다 유실물도 다른 분포를 보였다. 짐이 많은 1월에는 ‘가방류’가 다른 달에 비해 높았으며, 새 학기가 시작되고 봄 여행을 떠나는 3월에는 ‘도서류’와 ‘식품류’, 옷이 가벼워지는 6월에는 휴대폰 등 ‘전자제품류’, 여름휴가가 시작되는 7, 8월에는 ‘지갑 카드류’가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접수된 유실물 9189건 중 절반 이상인 5059건은 주인을 찾았다. 그중에서도 휴대폰 인도는 1017건 중 713건(70.1%)으로 비교적 높았다.

지난해 수서역 유실물센터에서는 잃어버린 고양이를 사흘 만에 찾는가 하면, 중요한 메모를 해둔 종이를 두고 내린 고객을 위해 역무원이 쓰레기 분리수거함을 뒤져 찾아준 사례도 있다. 김재혁 수서역 역무원은 “봄에 춘곤증의 영향으로 유실률이 높아지는 것 같다”며 “특히 식품류는 부패 우려로 보관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 이틀 정도 지나면 폐기하는데 부산 어묵, 대전 튀김소보로 등 고객들이 여행 기념품으로 산 음식물을 폐기할 때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SRT에서 습득된 유실물은 수서역 유실물센터(02-6177-8245)에 한달 동안 보관하며 SRT 홈페이지(etk.srail.co.kr)에서도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보관기관 이후에는 관할 경찰서로 이관돼 경찰청 유실물센터(www.lost112.go.kr)로 문의해야 한다.

이승호 SR 사장은 “열차 도착시 안내방송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소지품 유실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승객들이 물건을 잃어버리고 안타까워하는 일들이 종종 생긴다”며 “목적지에 도착하면 본인이 앉았던 자리를 정리하고 소지품을 열차에 두고 내리지 않도록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