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지하철역 테러에 무방비..대테러센터는 속수무책

by피용익 기자
2017.10.12 09:08:55

[2017 국감]소관 부처는 안전관리대책 미수립

[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영화관과 지하철 역사 등이 테러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데도 국무조정실 대테러센터는 속수무책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12일 “서울 소재의 유명 영화관과 지하철 역사 등을 점검해 본 결과 총리실 대테러센터가 발간한 ‘다중이용시설 테러예방활동 가이드라인’의 권장 사항을 준수하고 있지 않은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영화관 등에는 ‘내용 확인이 용이한 투명재질의 쓰레기통’을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으나, 이를 따르고 있는 영화관은 찾아보고 어려웠다. 또 내력기둥 옆에 쓰레기통을 놓지 말도록 안내하고 있지만, 이 역시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지난 9일 서울 소재 모 영화관의 내력기둥 옆에 불투명한 쓰레기통이 비치돼 있다. (사진=김종석 의원실)
지하철 역사의 코인라커도 투명한 재질로 만들 것을 권장하고 있으나 상당 수의 공공장소에 불투명한 코인라커가 그대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의원은 “문제는 현행 테러방지법 규정으로는 해당 시설들이 테러예방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아도 아무런 불이익을 줄 수가 없어 위반 사실을 알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가 없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정부 부처의 안전관리대책도 미흡했다. 판매시설과 문화·집회 시설을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산업자원통상부는 9월말 현재까지 안전관리대책을 수립하지 않고 있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전문가들은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이라는 점에서 결코 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지적을 하며 테러를 당하기 전에 사전에 철저히 준비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실제로 테러 위험에 노출되기 전에 다중이용시설들이 예방 가이드라인을 준수할 수 있는 보다 실질적 제도 개선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9일 서울 모 지하철 역사에 불투명한 재질의 코인라커가 비치돼 있다. (사진=김종석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