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깨고 돌격 앞으로"…장갑차부대, 두께 30cm 파빙 도하작전
by김관용 기자
2017.02.12 12:00:00
육군 11기계화보병사단, 악조건 극복 혹한기 훈련
꽁꽁 언 하천 얼음 깨 전차 및 장갑차 기동로 확보
K200·K21 장갑차 얼음장 헤치며 하천 200m 건너
"어떤 장애도 극복, 적 심장부 향해 거침없이 진격"
| | 지난 9일 육군 11사단 소속 K200 장갑차가 홍천군 홍천강에서 얼음 조각을 해치며 도하하고 있다. [사진=육군] |
|
[홍천=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강원도 일대에 한파 경보가 발령된 지난 9일 강원도 홍천군 일대에서 진행된 육군 제11기계화보병사단의 동계 전술훈련 현장을 찾았다. 이날 오전 공병부대 장병들은 꽁꽁 얼어붙은 홍천강 위에 폭약(TNT)을 설치하고 있었다. 전차와 장갑차가 이동할 수 있는 기동로 확보를 위해서다.
수십톤에 달하는 전차와 장갑차가 얼어붙은 하천을 건너기 위해서는 하천의 얼음 두께가 90cm 이상은 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 두께의 얼음이 어는 하천은 없다. 이 때문에 궤도차량을 운용하는 기계화 부대는 하천의 얼음을 깨 전차와 장갑차가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이른바 ‘파빙 도하’다.
육군의 K200 장갑차는 알루미늄 차체라 물에 뜬다. 수중에서 궤도로 추진력을 얻는다. K21 장갑차는 복합합금 차제지만 양 옆에 튜브가 장착돼 있어 물에 뜬다. 워터제트를 통해 수상에서도 시속 4~6km로 주행할 수 있다.
이날 훈련에는 11기계화보병사단 예하 기계화대대 및 공병, 전차, 항공부대 등 6개 부대가 참가했다. K-21과 K-200 장갑차로 편성된 선두부대가 얼어붙은 하천을 먼저 건너 후속 전차부대의 도하를 지원하는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먼저 공병부대가 도하 가능한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얼음의 두께를 측정하는 것부터 이날 훈련이 시작됐다. 홍천군은 한 달째 영하권을 기록해 이날 홍천강 얼음 두께는 30cm나 됐다. 이날도 최고기온이 영하 3℃에 그쳤다.
예상 기동로 얼음 위에 TNT를 설치한 이후 오전 10시 30분 경 지휘부의 폭파 명령이 떨어졌다. 철벽같던 얼음이 웅장한 폭발음과 함께 갈라지며 물길이 열렸다. 이후 공병부대 포크레인이 장갑차의 수월한 진입을 위해 뭍 바로 앞 얼음조각들을 건져올렸다.
전투지휘차량에서 무선으로 도하 명령이 떨어지자 김남욱 11사단 기계화보병대대장(중령)이 탄 K200 장갑차가 얼음조각으로 뒤덮인 하천에 진입했다. 두꺼운 얼음조각들 때문에 앞으로 나가기가 힘들었지만 얼음 위에 있던 인원들과 로프로 방향을 잡아가며 얼음 속을 헤쳐나갔다. 방향을 이리저리 틀면서 전진해 200여m를 건너 육지에 도달했다.
도하 도중 장갑차는 적의 관측을 피하기 위해 연막차장을 터트렸으며 AH-1S(코브라) 공격헬기 2대와 도하를 준비하는 뒷 장갑차가 도하 중인 장갑차를 엄호했다. K200과 K21 장갑차는 병력을 수송하는게 주임무지만 적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각각 12.7mm·7.62mm 기관총과 40mm 기관포·7.62mm 기관총으로 무장하고 있다.
이날 훈련에는 K200 장갑차 6대와 K21 전차 3대가 차례로 파빙 도하를 실시했다. 양쪽 육지에는 수중 사고시 장갑차를 끌어 올릴 수 있는 구난전차가 각 한 대씩 위치했다.
강가 바람에 체감온도가 영하 10℃가 넘는 혹한의 상황에서 파빙 도하훈련을 지휘한 김 중령은 “이번 훈련을 통해 혹한 속 다양한 상황에서 마주하게 되는 어떠한 장애도 극복해 적의 심장부를 향해 거침없이 진격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달 말 북한 조선중앙TV는 6·25 전쟁 당시 서울을 처음으로 침공한 ‘105 탱크사단’의 전차 및 장갑차가 얼음을 깨고 도하하는 훈련 장면을 공개한바 있다.
| | 지난 9일 육군 11사단 소속 K200 장갑차가 홍천군 홍천강 일대에서 연막탄을 발사하며 파빙 도하를 하고 있다. [사진=육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