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해서웨이, 재보험 사업 줄인다

by김윤경 기자
2009.07.13 11:11:43

수년간 수익냈던 재보험사업 축소중
WSJ "등급 재상승 추진 의도 있는 듯"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버크셔 해서웨이가 한때 큰 수익창출원으로 삼고 역량을 집중했던 재보험(reinsurance) 사업 규모를 줄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보도했다.

최고 신용등급 강등 수모를 겪고 현금 또한 고갈되고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 버크셔 재보험 사업 프리미엄 수입 추이
버크셔는, 최근 수 년간 엄청난 손실에 대비해 일반 보험사들이 드는 재난 (CAT) 재보험 계약에 매달려 왔다. 대형 허리케인이 없었던 지난 수 년간 버크셔는 연간 22억달러의 프리미엄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5월 연례 주주총회에서 워렌 버핏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허리케인에 있어 리스크를 덜 부담하려 한다"면서 "몇 년 전에 비해 잉여 자본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분기말 현재 버크셔의 현금 보유분은 200억달러에 못미치는 수준까지 감소했다.

윌리스 그룹 홀딩스 재보험 사업부인 윌리스 리의 부사장인 제임스 켄트는 "버크셔가 재난보험 익스포저를 줄이고 있는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버핏과 재보험 사업부를 이끄는 아지트 제인은 이에 대해 공식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버크셔는 최고 신용등급을 이용해 막대한 자금을 동원, 재보험 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지난 2년간도 핵심적인 위치를 유지했지만 재보험 시장 자체가 위축됐고, 이에따라 관련 수입은 줄어들었다.

지난해 버크셔의 재보험 사업부는 재난 및 개인 리스크 재보험을 통해 9억5500만달러의 프리미엄 수입을 올렸다. 2007년 16억달러, 2006년 22억달러에 비해 감소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수입은 사상 최저로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WSJ은 이같은 입장 변화의 이면엔 신용등급을 다시 올리려는 버크셔의 의도가 숨어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4월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가 버크셔의 등급을 `트리플A(Aaa)`에서 `Aa2`로 강등했으며, 당시 버크셔의 재난 보험 관련 잠재적인 변동성을 지적한 바 있다.

WSJ은 또 버크셔가 재보험 사업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지진 재보험 등의 가격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며, 재무 상황이 개선되면 다시 사업에 박차를 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