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5천억 신울진 원전 잡아라!

by윤진섭 기자
2009.03.13 10:42:14

신울진 1·2호기 내달 초 발주 예정
현대·대우·대림·동아건설 대표사 예상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1조5000억원 규모의 신울진 1·2호기 원자력 발전소가 내달 초 발주 예정인 가운데 건설업계가 본격적인 수주 경쟁에 돌입했다.

이번 입찰은 신고리 3·4호기 이후 2년 만에 처음 나오는 대규모 원전공사인 데다 대형 건설사마다 주택경기 침체를 보완할 목적으로 공공공사 수주를 확대하고 있어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된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달 말까지 신울진 1·2호기 입찰을 위한 참가자격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이르면 다음달 초 공사를 발주한다.

신울진 1·2호기는 차세대 한국형 원전으로 불리는 1400MW급으로 총 사업비는 6조3000억원, 주설비 공사비는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최저가 낙찰제 방식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원자력 발전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대표 건설사는 100MW 이상 원자력, 화력발전소 건설실적 보유업체로 전기공사업 등록과 토건업·산업설비공사업 면허를 갖고 있어야 가능하다. 또 대한전기업협회 전력산업기술 기준 설치자 자격인증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국내에서 두 조건을 충족하는 건설사는 현대건설(000720), 대우건설, 삼성물산(000830) 건설부문, 대림산업, 두산중공업(034020) 등 5개사와 최근 정기공사업 면허와 실적을 회복한 동아건설산업 등 총 6개사 뿐이다.

현대건설은 한국형 표준원전(OPR100, 신고리 1·2호기)과 신형 경수로 원전(APR1400, 신고리 3·4호기)을 시공 중인 점을 앞세워 반드시 수주하겠다는 전략이다.



월성 원자력 발전소 3·4호기와 경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수주한 대우건설(047040)도 원전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선 신울진 1·2호기를 따내야 하기 때문에 수주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이다.

특히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각각 김중겸 사장과 서종욱 사장이 사령탑에 오른 뒤 처음 벌이는 원자력발전소 수주전이다.

2007년 신고리 3·4호기 입찰 당시 처음 대표사로 참여했다가 고배를 마신 대림산업(000210)도 신울진 1·2호기를 반드시 따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작년 말부터 회사 내 전담팀을 가동하면서 사업성 검토 등에 착수한 상태다.

최근 전기공사업 등록 및 실적 회복으로 대표사 자격을 회복한 동아건설은 수주 공백기가 길었던 만큼 대표사로 참여할지, 공동도급으로 참여할지를 두고 고심 중이다. 다만 업계에선 동아건설이 대표사 자격을 회복했기 때문에 원전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전 시공실적은 없지만 시공 중이거나 대한전기협회 전력산업기술 자격 인증(KEPIC)을 보유한 업체들도 대표사 자격을 갖춘 건설사와 컨소시엄에 대해 논의하는 등 사업 참여를 타진 중이다.

현재 KEPIC 인증을 갖춘 건설사는 GS건설(006360), SK건설, 포스코건설, 경남기업(000800), 삼환기업(000360), 삼부토건(001470) 등이다. 원전을 시공 중인 GS건설과 SK건설은 입찰자격조건 윤곽이 나올 때를 전후해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삼부토건은 KEPIC 인증을 반납했다가 지난달 다시 발급 받아 수주 준비에 돌입했고, 삼환기업도 신울진 1·2호기를 시작으로 원전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기술자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