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돌연 출국‥'삼성家 하와이 회동' 주목
by안승찬 기자
2012.03.08 10:43:22
장녀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과 하와이서 회동 가능성
캐스팅보트 쥔 이명희 신세계 회장도 미국 체류중
회동 이뤄지면 삼성가 형제간 소송 새 국면 맞을 듯
[이데일리 이성재 안승찬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미국 하와이에서 누나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등과 회동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범(汎) 삼성가의 장남인 이맹희씨에 이어 차녀인 이숙희씨도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상속 주식 반환 소송을 제기한 상황에서, 이 회장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8일 삼성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지난 7일 오전 10시 김포 국제공항을 통해 전용기를 타고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함께 하와이로 출국했다.
이 회장의 출국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제품전시회(CES 2012) 참가를 위해 출국한 뒤 약 2개월 만이다.
이건희 회장의 출국이 특히 눈길을 끄는 이유는 이 회장의 누나이자 삼성가의 큰누나인 이인희 고문 역시 현재 하와이에서 휴양중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건희 회장이 하와이에서 이인희 고문과 만날 가능성이 크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머물고 있는 이건희 회장의 동생 이명희 신세계(004170) 회장도 하와이 오하우에 콘도를 가지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이 회동에 합류할 수 있다.
실제로 회동이 성사되면 최근 범 삼성가 형제들 간에 벌어진 소송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
현재 이건희 회장은 형인 이맹희씨와 누나인 이숙희씨로부터 지분 반환 소송을 당했고, 또 다른 형제들의 '줄소송'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만약 이건희 회장이 소송에서 패소하면 삼성의 지배구조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따라서 이건희 회장이 큰누나인 이인희 고문을 찾아가 이번 소송 문제를 상의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고문은 지분 반환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 쪽으로 마음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범 삼성가의 장녀인 이 고문이 형제들을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설 경우 이번 범 삼성가 형제들 간의 소송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수 있다.
특히 이명희 회장은 이마트(7.38%)와 신세계백화점(3.7%)을 통해 삼성생명 지분 11.08%를 가진 만큼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결국 이명희 회장이 이번 소송의 승부를 결정짓는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어, 이건희 회장으로선 동생인 이명희 회장을 자기 편으로 끌어 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삼성그룹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이 개인적인 일정으로, 하와이에 휴식여행을 간 것"이라며 "1년에 한 번쯤 하와이를 찾는 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