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들고 소풍 가듯 ''그 곳''에 간다

by조선일보 기자
2008.02.21 11:36:00

풍경이 있는 도서관

[조선일보 제공]
흰 도서관은 작고 소박한, 전형적인‘군립 도서관’처럼 보인다. 양평교 옆에 위치한 양평군립도서관 중앙도서관은 앞으로는 양평고, 뒤로는 작은 언덕과 맞닿아 있다. 도서관 안에서만 보자면 특별한 경치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렇지만‘시시한 도서관’이라고 실망하긴 이르다. 이 도서관의 진짜 매력은 뒷동산 너머에 있으니까. 도서관을 나와 나지막한 언덕에 설치된 계단을 올랐다. 2, 3분이나 걸었을까. 금세 꼭대기에 닿는다. 도서관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나긋나긋한 남한강과 풋풋한 양평교가 언덕 아래로인사를 한다.

▲ 양평군립도서관 중앙도서관 뒤 언덕을 넘으면 남한강의 시원한 풍광이 펼쳐진다./조선영상미디어 이경호 기자

언덕 위에 작은 오솔길이 나 있어 살랑살랑 강 풍경을 구경하며 산책하기 딱 좋다. 단 너무 추운 날엔 바닥에 얼음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하자. 언덕 아래 강 쪽으로 내려가봤다. 살얼음이 얼락말락 하는 남한강 저 너머에는 오리들이 먹이를 잡겠다고 자맥질을 하고 있다. 강변에 설치된 산책로에는 겨울 운동을 나온 부지런한 동네사람들이 잰 걸음을 한다. 두 손을 꼭 잡고 벤치에 앉아 소곤소곤 시시한 얘기를 나누는 연인들도 눈에 띈다.‘ 갈산공원 산책로’라 불리는 이 길은 총 4㎞에 달하는데, 도서관은 중간쯤에 위치해 있다. ‘난 오늘도 이 비를 맞으며 하루를 그냥 보내요…’. 누가 선곡 했는지 산책로 스피커에서는 고(故) 김현식의‘비처럼 음악처럼’이 휑뎅그렁하게 흘러나왔다. 강 위로 쭉 뻗은, 둥근 전망대에 올라봤다. 붉은 원목으로 만든 전망대 위에 벤치 여러 개가 둘러져 있다. 날만 조금 풀리면 도서관서 읽던 책을 미리 준비한 도시락과 함께 가져 나와‘미니 소풍’을 즐겨도 좋겠다. 강바람이 너무 쌀쌀하다고 느껴질 때쯤, 언덕 넘어 지척인 따스한 도서관으로 향하면 된다.



1층에 책을 열람할 수 있는 종합자료실(오전 9시~오후10시)이 있다. 3층 전자정보실(오전 9시~오후 10시)에서는 인터넷 이용 및 DVD 관람이 가능하다. 지하에는 식당과 매점이 있다. 백반 4000원, 쫄면 3000원, 라면·떡볶이 2000원, 김밥1500원. 매주 월요일, 토·일요일이 아닌 공휴일 휴관. 문의(031)772-3095, www.yplib.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