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급·단순 일자리만 늘어..중간층은 어디로
by하정민 기자
2007.10.12 11:16:18
WSJ 보도
고급 인력과 단순 노동인력 수요만 늘어
[이데일리 하정민기자] 미국 고용시장의 양극화가 빨라지면서 중간 계층이 노동자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분석했다.
1990년대 이후 박사학위 소지자 등 고급 인력의 수요가 급증하고, 단순 노동 인력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중간층 노동자들의 일자리는 기계가 대신하거나 아웃소싱으로 대체, 이들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현상이 뚜렷하다고 보도했다.
금융 전문가, 소프트웨어, 법,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 등에서는 고급 인력에 대한 수요가 높다.
컴퓨터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최상급 헤지펀드 매니저가 하는 일은 컴퓨터가 대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조업 분야에서도 숙련 노동자가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 고급 인력들의 보상 수준 역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단순직 일자리 사정도 나쁘지 않다. 병원 및 식당 청소, 육아, 빌딩 경비원 등 단순 노동 인력에 대한 수요도 동시에 늘어나고 있다.
MIT의 데이빗 오토 교수는 "1980년에는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노동자들이 개인 서비스 직종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3%였지만 2005년에는 20%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샌드위치 신세`가 된 중간층 노동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하버드대 로렌스 카츠 및 클로디아 골드윈 교수는 "미국 고용시장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중간층들이 희생되고 있다"고 말했다. 프린스턴대 앨런 그루커 교수도 "고용시장의 패배자는 중간층 노동자"라고 진단했다.
비단 이는 미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도 아니라고 WSJ은 지적했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유럽 고용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강력한 노동 법률과 평등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이를 가리고 있을 뿐이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