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전재욱 기자
2023.09.10 17:35:46
서대문구, 홍제동 유진맨숀 개발계획 용역 의뢰 준비
1970년 서울 방어 목적…강남 개발로 '고급' 명성 퇴색
복개천 부지로 소유자 지분없어 개발 동의 미지근 관건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반세기 전에 군사기지로 지은 한국 주상복합 공동주택의 시초인 유진맨숀이 재개발 초읽기에 들어갔다. 수십 년째 재개발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좌절했던 탓에 이번 정비사업이 성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의회는 최근 서대문구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과시켰다.
추경에는 홍제동 유진맨숀과 이 일대 인왕시장 정비계획을 수립할 용역 예산이 포함돼 있다. 서대문구는 늦어도 오는 11월에는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정비사업의 첫단추인 정비계획이 수립되는 대로 시와 협의해 단계를 밟아나갈 계획이다. 유진맨숀은 1970년 홍제천을 복개하고 지상에 지은 91세대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이자 군사시설이었다. 1968년 1월21일 발생한 ‘김신조 사건’이 발단이었다. 정부는 북의 도발에 대비하고자 ‘싸우면서 건설하자’는 구호를 앞세워 건축물로써 서울을 요새화하는 방안을 구상했다. 서울 도심을 잇는 서북부 홍제동은 요충지로 지목됐다.
이런 시대적 배경으로 유진맨숀이 탄생했다. 복개천(뒤덮어 드러나지 않는 천)에 터를 잡은 이유는 여차하면 지하를 폭파시켜 허물려고 한 것이다. 붕괴한 건물 잔해로 북한군의 서울 진입로를 막으려 했다. 건물은 복개천 흐름대로 길이 약 220m, 폭 약 40m의 기다란 직사각형 모양을 띠는데 방어선을 기다랗게 늘어뜨리려는 목적에 부합한다. 필로티 구조의 건물 1층이 널찍한 주차공간을 확보한 이유는 아군 전차를 배치하려 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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