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코로나19, 산불처럼 번져”…美 “의료물품 지원, 백신은 빼고"
by방성훈 기자
2021.04.26 09:47:27
美 NSC "치료제·검사 키트·호흡기 등 의료물품 지원"
백신 직접 공급은 없어…"美우선 접종 집중"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인도에 백신 원료와 진단키트, 인공호흡기 및 보호장비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이날 에밀리 혼 대변인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초반 우리 병원이 어려움에 시달릴 때 인도가 미국에 지원을 보냈던 것처럼 미국도 인도가 필요로 할 때 돕기로 했다”고 밝혔다.
혼 대변인은 그러면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 긴급 진단키트, 인공호흡기 및 보호장비 등 다양한 의료 물품에 대한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가용한 자원과 물자를 동원하고자 24시간 내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도가 의료용 산소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미국은 산소 공급 및 관련 물자를 긴급히 제공하기 위한 옵션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혼 대변인은 특히 “인도에서 생산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코비실드(Covishield)를 만드는데 긴급하게 필요한 특정 원료물질 공급원을 확인했다”면서 이를 이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아지트 도발 인도 국가안보보좌관과 통화했으며 양측은 (향후에도) 긴밀한 연락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인구 13억명의 인도에서는 지난 24일 기준 34만 9691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이를 포함해 4일 연속 전 세계에서 하루 평균 가장 많은 확진자 수가 나왔다. 불과 두 달 전 인도의 하루 확진자 수는 1만명 수준이었다. 같은 날 코로나19에 따른 사망자 수도 19만명으로 누적 사망자 수가 총 1650만명으로 늘었다.
이와 관련해 WSJ은 “인도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산불처럼 번지고 있다. 의료용 산소와 병원 침상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치료를 기다리는 환자들이 도로 위에서 죽어가고 있다”며 “공중 보건 전문가들은 인도의 실제 사망자 수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날 NSC 성명에는 미국이 확보한 백신을 제공한다는 언급은 없었다. 이와 관련, 제프 지엔츠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팬데믹 대응을 위해 인도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지만, 미국인 예방 접종을 우선시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인들을 먼저 예방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힌 뒤, 인도 사례를 언급하며 “코로나19는 세계적인 유행병이며, 우리가 모든 지역에서 이를 통제하지 못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을 인도는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WSJ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인도를 돕기 위해 미국이 비축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왜 보내지 않는지 의문에 직면해 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