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인텔의 '하복' 인수..디지털 콘텐츠 사업 강화 포석

by김관용 기자
2015.10.05 09:49:58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내 게임개발자들 사이에서도 널리 활용되고 있는 게임 엔진 ‘하복’이 인텔의 품을 떠나 마이크로소프트(MS)로 편입됐다.

사티나 나델라 최고경영자(CEO) 취임 이후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MS는 하복 게임 엔진 인수를 통해 게임 사업 뿐 아니라 물리 시뮬레이션이나 비주얼 컴퓨팅 분야에서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게임 엔진은 게임을 구동시키는데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담은 소프트웨어다. 게임 개발의 뼈대가 되는 제작도구로 3D 그래픽 표현을 위한 렌더링과 3D 공간의 충돌 감지, 현실적인 물리효과 등을 담당한다.

대표적인 상용 게임엔진으로는 언리얼 엔진과 크라이 엔진, 유니티 엔진, 소스 엔진 등이 있는데 하복 엔진도 이들과 이름을 나란히 하고 있다.

하복은 아일랜드 기업으로 1996년 소규모 팀으로 출발했다. 2000년 데빌렉스게임스의 ‘런던 레이서’라는 게임에 처음 탑재되면서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라스트 오브 어스’, ‘와치 독스’, ‘바이오쇼크’ 등 유명 게임 개발에 활용됐다. MS 엑스박스용 게임 스튜디오 뿐 아니라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와 닌텐도 등이 모두 하복의 파트너다.



네오위즈게임즈의 ‘애스커’와 다음게임의 ‘검은사막’도 하복 엔진 기반으로 개발된 온라인게임이다.

인텔은 이같은 하복의 기술력을 인정해 2007년 당시 1억1000만 달러에 이 회사를 인수했다. 이번에 MS가 인텔로부터 하복을 인수하면서 하복은 8년여 만에 새로운 주인을 만나게 됐다.

MS는 이번 하복 인수를 통해 향후 게임 뿐 아니라 디지털 콘텐츠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하복은 기본적으로 게임 엔진으로 알려져 있지만 역동적이고 현실적인 영상 효과를 내는데 탁월한 엔진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하복 엔진은 ‘매트릭스’와 ‘트로이’, ‘포세이돈’ 등의 영화에도 적용된바 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초기 게임엔진은 액션게임의 사실적 묘사와 전투 등에 주로 활용됐지만 지금은 비행 및 자동차 시뮬레이션 등으로 응용 분야를 넓혀사고 있다”면서 “MS의 하복 인수는 게임 뿐 아니라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사업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