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혁 기자
2013.01.22 10:33:17
"올해 편입 끝나면 재수생 쏟아져 나올 것"
[이데일리 이정혁 기자]오는 25일 한국외국어대학교 편입학 시험을 앞두고 있는 이모(26) 씨는 최근 속속 공개되는 서울 유명 사립대의 편입 경쟁률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서울에 있는 웬만한 대학의 경쟁률이 평균 50대 1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 씨는 “수험생들 사이에서 올해부터 편입생 모집인원이 줄어들 것이란 소문은 돌았지만 아예 뽑지도 않는 학과가 있는줄은 몰랐다”며 “이럴 바에야 차라리 수능을 다시 준비하는 게 낫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올해 대학 편입학 모집인원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들면서 경쟁률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요대학 인기학과는 100대 1의 경쟁률을 넘는 곳이 속출했다. 이 같은 편입대란에 수험생들은 ‘편입고시’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교과부가 지난해 초 편입학 모집인원 산정방식을 대폭 강화하면서 올해 뽑는 인원이 반토막났다”며 “편입 준비생들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데 갑자기 모집인원이 줄어든 탓에 경쟁률이 치솟았다”고 말했다.
올해 편입생을 선발하는 주요 대학은 지난해보다 모집인원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일반편입으로 110명을 선발한 서강대는 올해 15명만 뽑는다. 또 ▲중앙대(서울캠퍼스) 110명(82% 감소) ▲성균관대 135명(54% 감소) ▲한국외대(서울캠퍼스) 44명(51% 감소) 등 ‘인서울’ 주요대학의 편입 모집인원이 전반적으로 50% 이상 감소했다.
편입 모집인원 축소는 유례없는 경쟁률 상승을 몰고 왔다. 서강대 일반편입 경쟁률은 124대 1(15명 모집에 1863명 지원)을 기록했다. 또 숭실대 일반편입 80대 1(188명 모집에 5680명 지원), 한국외대 일반편입 66대 1(172명 모집에 5441명 지원), 한양대 일반편입 57대 1(97명 모집에 5504명 지원) 등의 경쟁률을 보였다.
학과별 경쟁률로 따져보면 더 치열하다. 중앙대 역사학과가 210대 1의 경쟁률(2명 모집에 421명 지원)로 가장 높았다. 이어 홍익대 경영학부 177대 1(4명 모집에 708명 지원), 서강대 신문학송학과 148대 1(1명 모집에 148명 지원), 고려대 미디어학부 136대 1(1명 모집에 136명 지원), 성균관대 영어영문학과 136대 1(1명 모집에 136명 지원), 숭실대 경영학과 128대 1(5명 모집에 640명 지원) 등 수험생들이 주로 선호하는 인기학과의 경쟁률은 100대 1을 훌쩍 넘겼다.
한 편입학원 관계자는 “올해 편입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보다 힘든 만큼 만점을 받아도 불합격할 수 있다”며 “이번 편입 시즌이 지나면 재수생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