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경선 시기 늦춰야” vs 친박 “불필요한 소모전”

by나원식 기자
2012.06.14 10:35:12

▲ (사진=김정욱 기자)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왼쪽)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데일리 나원식 기자] 새누리당 지도부가 대통령 후보 경선 룰을 두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비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심재철 최고위원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선 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제안했고, 반면 친박계인 정우택 최고위원은 경선 룰과 관련한 불필요한 소모전을 종식해야 한다고 맞섰다.

심 최고위원은 “런던 올림픽이 시작되면 국민의 관심이 그쪽으로 쏠리는데, 이럴 때 행사(경선)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경선) 시기를 늦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 지도부가 당헌·당규를 들어 비박 주자들의 요구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 “현 당헌 당규에 따르면 4월23일부터 예비후보 등록제를 운영하고, 상임고문으로 위촉해 당내 의견 개진하도록 하고 있다”며 “(이처럼) 일부 조항은 당헌 당규대로 안 하고 있는데, (다른) 일부 조항만 들어서 지켜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사진=김정욱 기자)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오른쪽)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에 정 최고위원은 “당내 일부 경선 후보가 경선 룰 문제를 두고 지도부의 고민을 폄하하면서 내분 사태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다”며 “이것은 당의 화합을 깨는 유감스러운 행동”이라고 맞섰다.

정 최고위원은 “우리 당의 경선 룰은 당원들의 입장을 물어서 정해진 것”이라며 “후보들이 이 룰에 (다른) 의견이 있다면 특정 후보와 지도부에 강요하기 전에 전체 당원에 입장과 의견을 묻고 수용해서 변화가 있다면 따르자고 주장하는 것이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의 도입 여부는 흥행 이벤트나 게임의 룰 차원에서 언급될 것이 아니다”라며 “오픈프라이머리가 도입되면 우리나라 선거 문화의 틀을 바꾸는 동시에 정당의 역할과 존재 의미에 대한 전환이라는 점에서 여야 합의는 물론 당원과 국민 의견 수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황우여 대표가 수고스럽더라도 경선 후보 예상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서 의견을 수렴하는 모습을 국민과 당원들에게 보여달라”며 “필요하다면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만나서 경선 룰에 대한 의견을 들어주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정 최고위원은 오픈프라이머리와 관련해 여야를 막론한 공개 찬반 토론회를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야당 후보 중에서도 100% 오픈프라이머리에 반대하는 주자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여야가 같이 하는 공개 토론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 3사의 토론을 통해 여야를 막론하고 찬반 입장을 공개 토론해, 정쟁 차원이 아닌 제도 도입 여부에 대한 국민적 이해와 동의를 구하는 하나의 절차로서 공개 연합 토론회를 제안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