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충당금 부담 확대, 中企대출 위축"

by원정희 기자
2010.07.08 11:00:41

"기준금리 올라도 가산금리 제한 등으로 NIM개선 둔화"
하나금융경영硏 하반기 전망

[이데일리 원정희 기자] 금융당국의 충당금 분류 기준 강화에 따라 은행들의 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지면서 중소기업 대출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8일 `2010년 하반기 은행산업 전망`을 통해 "최근 기업 구조조정에 따라 은행권의 충당금 부담이 커지자 일부 은행에선 저신용 기업에 대해 대출금리를 올리고 신규대출을 중단하고 있다"며 이같이 예상했다.

특히 금융감독원은 매년 3월말과 9월말 기준으로 `건전성기준 조정협의회`를 통해 건전성 분류 조정작업을 실시토록 하는 등 충당금 적립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일부 은행이 충당금을 적게 쌓기 위해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자산건전성 분류를 느슨하게 한 것이 현장조사에서 드러나면서 엄격히 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데 이에 따른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하반기부터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정책이 대부분 끝나 중소기업 자금난이 심화되고 부도가 늘어날 우려가 있다는 점도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증가를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꼽았다.



하반기엔 금리 인상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순이자마진(NIM)은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올 상반기엔 대출이 적게 늘어났고 시장금리가 떨어졌지만 순이자마진이 개선될 수 있었던 것은 은행들이 대출금리에 가산금리를 적극 반영해왔기 때문이다. 아울러 과거 고금리로 조달했던 정기예금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이를 싼 금리의 예금으로 다시 조달하는 리 프라이싱(re-pricing)으로 조달비용이 하락한 영향이 컸다.

노진호 연구위원은 "하반기엔 가산금리를 과거처럼 많이 붙이기 힘들고 이제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정기예금의 경우 이미 4% 미만의 저금리로 조달한 것이라 조달금리 리프라이싱 효과도 제한적"이라며 "순이자마진 개선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기업 구조조정 등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은행들이 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리기도 어려워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기준금리 상승이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가계와 기업의 연체율이 올라갈 경우 은행의 부실이 확대될 가능성도 잠재한다고 내다봤다. 다만 은행들은 부실을 흡수할 충분한 자본여력을 갖고 있어 부실채권을 적극 매각하는 경우 자산건전성 회복은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했다.